"손석희, 뉴스룸서 폭행 인정하면 무고혐의 등 모든 것 용서하겠다"
프리랜서 기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손석희 JTBC 대표(사진)가 설 연휴 이후 경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피해자인 김웅 기자(49)는 “손 대표가 (자사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룸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면 용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마포경찰서 관계자는 31일 “손 대표 측과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정확한 일자는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설 연휴 이후 경찰서에서 조사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다”고 말했다. 앞서 김 기자는 지난 10일 오후 11시50분께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했으며 이후 손 대표도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검찰에 맞고소했다. 마포경찰서는 서울서부지검의 수사지휘를 받아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손 대표를 소환해 폭행 사건의 피혐의자 및 공갈미수 사건의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를 동시 진행할 방침이다.

김 기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배포한 입장문에서 “손 사장님. 뉴스룸 앵커 브리핑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며 “저를 무고한 일에 대해서도 죄를 묻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스튜디오에서는 당신이 제왕일지 몰라도 현장에서는 후배 취재기자들의 예봉을 당해낼 수 없다”며 “당신이 일으킨 모든 사건은 스튜디오 밖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지적했다.

김씨는 또 “우리 사회 보수의 가치가 그러하듯, 진보의 가치 또한 뉴스 앵커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며 “당신 하나로 인해 탁해져서도 안 된다. 구순 노모 건강 잘 챙기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한편 전날 언론 보도에서 손 대표가 2017년 4월 경기 과천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낸 교통사고 피해자 A씨와 손 대표의 통화 녹음파일이 공개됐다. 이번 폭행 의혹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23일 이뤄진 전화 통화에서 A씨는 “주차장에서 30대 여성이 손 대표 차량 조수석에서 내리는 걸 봤다”고 주장했으나 손 대표는 “내린 사람이 없다”고 부인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