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성폭행 폭로' 신유용 /사진=연합뉴스
'지도자 성폭행 폭로' 신유용 /사진=연합뉴스
전 유도선수 신유용(24)씨가 고교 시절 지도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신유용 씨는 14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영선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 유도부 A코치에게 강제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신 씨는 "당시 코치들의 빨래, 방 청소, 잔심부름을 해야 했다. A코치가 어느날 이른 시간 방청소를 시켰고 그때 성폭행이 처음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범죄는 언제까지 계속됐냐는 질문에 "2014년 2월에 졸업했는데 2015년까지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성폭행을 당한 뒤 1년 동안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막내 여자 코치님과 동기 한 명에게 사실을 털어놨다. 지난해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두 사람에게 증언을 부탁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고교 시절 지도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전 유도선수 신유용 씨가 14일 서울 관악구 한 카페에서 가해자의 회유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교 시절 지도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전 유도선수 신유용 씨가 14일 서울 관악구 한 카페에서 가해자의 회유 문자 메시지를 보여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수 생활 동안 이 일을 밝히지 못한 것에 대해 신 씨는 "도와줄 만한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고, 숨기는 것이 내 선수 인생을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2년 전국체전을 마지막으로 유도계를 떠났다. "무릎을 다쳐 그만둔 것으로 알려져있지만 사실 당시 재활훈련을 했고, 얼마든지 복귀할 수 있었지만 성폭행 소문이 퍼질것이라고 생각해 부상을 핑계로 운동을 접었다"고 털어놨다.

신유용씨는 고등학교 3학년 이후 운동을 그만두고 현재 모 대학교에 재학 중이다.

이번 사건 때문에 가족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가슴 아파했다. 신 씨는 "이 사실을 가장 마지막에 알았으면 했다. 고소하기 전 가해자의 아내가 친 오빠에게 전화해 이야기 했고, 어머니까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성범죄 예방 교육은 단 한 번도 받지 못했다. 범죄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다면 좀 더 일찍 용기를 낼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신유용씨는 A코치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지만 해당 코치는 당시 미성년자인 제자와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씨는 2011년부터 5년여간 20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한 국제 대회에서 성적이 저조하자 "생리했냐"면서 임신 테스트기를 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 성폭행 코치 폭로 /사진=신유용씨 페이스북
전직 유도선수 신유용, 성폭행 코치 폭로 /사진=신유용씨 페이스북
A코치는 자신의 아내가 신유용씨의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하자 신 씨에게 "50만 원 보내줄게, 마음 풀고 무조건 아니라고 하라"며 성광계 사실을 부인하라고 회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신 씨가 공개한 카톡 대화에 따르면 A코치는 "유용아 어짜피 모든 일을 다 알렸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야 늦게 깨닳아 늦은 사과를 하는 선생님을 용서해줘라"고 썼다.

이어 "니 마음이 이렇게라도 풀릴 수 있으련지 모르겠지만 금전적으로라도 사죄를 구하고 싶구나. 선생님이 이곳저곳 끌어모아 적지만 500만 원이라는 돈을 만들었단다. 니가 상처를 받았다면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거지만 괴로워 견딜수가 없구나. 이거라도 받아주겠니?"라고 물었다.

A 코치는 또 "이렇게라도 지금 이 모든 상황을 끝내고 싶구나. 유용아 모든 게 내 오해였다면 진심으로 사과할께. 정말 미안해"라고 사과했다.

대한유도회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신유용 씨가 올린 글을 통해 이 사건을 인지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검찰 조사 결과가 나온 뒤 해당 코치 징계 수준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여부 확인을 떠나 학생을 선도해야 할 지도자가 정신적으로 성숙되지 않아 성적 자기 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하기 어려운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이 인정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고 판단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사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해당자에 대한 영구제명 및 삭단(유도 단 급을 삭제하는 행위) 조치 할 것을 2019년 1월 19일 개최 예정인 이사회를 통해 안건 상정하여 긴급 선제 처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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