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

시차장애로 불면·두통 호소
잠들기 5시간 前 카페인 줄이고 멜라토닌 등 복용도 도움
"시차 한시간 극복하는데 하루 필요…현지시간 맞춰 수면리듬 훈련해야"

해외로 여행이나 출장을 가면 한국과 다른 시차 때문에 고생한다. 낮 동안 심한 졸음, 피로감 등으로 여행 내내 고생하다가 한국으로 올 때쯤 되면 적응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시차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지호 순천향대 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사진)은 “일반적으로 한 시간대 시차에 적응하려면 하루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일곱 시간 시차가 나는 곳으로 이동하면 7일의 적응 기간이 필요한 셈”이라고 했다.

두 시간 이상 차이나는 시간대를 이동하면 시차장애를 호소하기 시작한다. 도착한 곳의 현지시간과 몸의 생체 시간이 맞지 않아 생긴다. 몸이 적응한 수면각성 생체주기와 현지의 낮밤 주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시차장애를 겪으면 잠들지 못하거나 잠을 제대로 지속하지 못하는 불면증, 집중력 저하, 불쾌감, 두통, 위장장애 등을 호소한다. 생체리듬이 바뀌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시차 한시간 극복하는데 하루 필요…현지시간 맞춰 수면리듬 훈련해야"

시차 장애는 시간이 지나면 극복된다. 체류시간이 짧거나 중요한 약속이 있어 적응해야 한다면 예방법을 익혀두고 실천하는 것이 좋다. 해외로 출발하기 3~7일 전부터 도착할 장소의 현지 시간에 맞춰 적응훈련을 하면 도움이 된다. 미국 등 한국보다 동쪽에 있는 나라로 간다면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앞당겨 아침형 인간처럼 행동하면 좋다. 하루 1시간씩 며칠 동안 수면 각성 리듬을 앞당기는 방식이다. 이와 반대로 유럽 등 한국보다 서쪽에 있는 나라로 간다면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늦춰 저녁형 인간처럼 행동해야 한다. 매일 1시간씩 수면 각성 리듬을 늦추는 것이다.

기내에서도 이 같은 생활 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가능한 한 도착할 장소의 시간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좋다. 여행 갈 곳이 낮이라면 할 일이 없다고 계속 잠을 자는 것보다는 깨어있으면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비행기 안에서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거나 간단한 식사를 하는 것도 좋다. 반대로 여행지가 밤 시간이라면 일을 하거나 영화를 보기 위해 깨어있지 말고 잠을 자는 것이 좋다.

각성 효과가 있는 카페인 섭취를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최 센터장은 “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낮에 카페인을 섭취하고 잠들기 5~6시간 전에는 카페인을 섭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에 따라 인체는 수면 각성 리듬을 조절한다. 빛을 적절히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보다 동쪽으로 여행을 한다면 오전부터 빛에 많이 노출되는 것이 좋다. 서쪽으로 간다면 오후 늦게까지 빛에 노출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행을 떠난 뒤 시차 장애 때문에 피로감이 심하다고 낮에 잠을 자는 것은 좋지 않다. 여행지에서는 낮 동안 외부활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낮잠을 오래 자면 당장의 피로감은 해소할 수 있지만 시차에 적응하는 데 방해가 되므로 피해야 한다. 낮 동안 식사 시간에 맞춰 규칙적으로 식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수면 각성 리듬을 현지시간에 좀 더 빠르게 적응시킬 수 있다. 쉽게 잠들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것은 삼가야 한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려 시차에 적응하는 데 오히려 해가 된다.

최 센터장은 “필요하다면 멜라토닌이나 수면제를 적절히 복용하는 것도 시차에 적응하는 한 방법”이라며 “여행 전 전문의와 상의해 여행지에서 잠들기 전 멜라토닌이나 수면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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