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방탄소년단), 트와이스, 워너원….

한류열풍의 선봉에 선 스타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세계 각국의 팬들이 앞으로는 서울 도봉구 창동에 모여들 전망이다. 일본 사이타마 아레나처럼 공연만 전문으로 하는 국내 최초 K팝 전문 공연장 ‘서울아레나’가 내년 첫 공사에 들어가면서다. 창동·상계 권역을 문화산업의 중심지로 만들어 강남·북 균형발전의 본보기로 삼겠다는 서울시 구상이 첫삽을 뜨는 것이다. 경기 북부와 서울 강남, 경기 남부를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도 서울아레나가 들어서는 창동역을 지난다. 인근 창동차량기지 도봉면허시험장이 옮겨 간 부지에는 복합문화단지와 스마트산업단지가 조성될 예정이어서 창동역 일대는 ‘천지개벽’ 수준의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낙후된 베드타운서 K팝 성지로…서울 창동 '천지개벽'
실내 공연시설로는 국내 최대

서울시는 ‘서울아레나 복합문화시설 민간투자사업’이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PIMAC)의 적격성 조사를 지난해 말 통과했다고 9일 밝혔다. 오는 5월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2024년 1월 개장을 목표로 내년 9월 착공할 예정이다. 준공과 동시에 소유권은 서울시에 귀속되며 민간사업자가 30년간 운영하는 ‘수익형 민간투자방식(BTO)’ 사업이다. 사업비는 5284억원이다.

서울아레나는 서울지하철 창동역 인근 약 5만㎡ 시유지에 총 1만8400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들어선다. 실내 전용 공연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공연과 팬미팅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2000석 규모의 중형 공연장, 11개 영화관, K팝 특별전시관 등이 함께 조성된다. 김선순 서울시 지역발전본부장은 “연간 90회 이상의 대형 공연이 펼쳐지도록 K팝 콘서트는 물론 해외 뮤지션의 내한 공연, 음악 시상식 등을 유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가수들의 대형 콘서트나 해외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은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전문 공연장이 없어 체육시설이나 대학 부속시설 등에서 열리고 있다.

인근 복합단지 개발도 속도 내

서울아레나 주변 부지도 개발이 한창이다. 창동역 인근 창동환승주차장 부지에는 최고 49층 규모의 ‘창동·상계 창업 및 문화산업단지’가 들어선다. 서울아레나 인근 하나로마트 부지에 지으려는 ‘복합유통센터’ 역시 올해 말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확정될 전망이다. 김선순 본부장은 “관광객들이 공연만 본 뒤 빠져나가지 않고 오래 머무르며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숙박시설, 관광 콘텐츠 등을 민간과 함께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아레나 건립으로 7700여 명의 고용유발효과와 6000억여원의 총생산효과 등이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중랑천을 두고 서울아레나와 마주보고 있는 창동차량기지, 도봉면허시험장 부지 24만8000㎡엔 ‘스마트산업단지’를 조성한다. 이곳엔 지식혁신센터, 복합상업업무시설, 혁신성장기업단지 등을 유치할 계획이다. 창동차량기지는 2024년까지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으로 이전할 예정이다. 도봉면허시험장은 이전지를 물색하고 있다. 중랑천과 동부간선도로로 갈라져 지하철 역사, 철도차량 등 중후장대한 시설만 가득하던 이곳 일대가 대중공연시설과 상업·업무·주거시설 복합단지로 환골탈태하는 것이다.

사통팔달 교통 중심지로도 부상

GTX-C노선 등 이 지역 일대 교통 여건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지난달 경기 양주에서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거쳐 수원을 잇는 GTX-C노선이 사업 추진 7년 만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2021년 착공을 준비 중이다. 청량리역에서 창동역을 거쳐 의정부역까지 이어지는 KTX 동북부 연장 등도 예고돼 있다.

서울아레나 부지와 창동차량기지 사이의 중랑천을 따라 이어지는 동부간선도로 1.3㎞ 구간 지하화 사업도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시는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에 대한 실시설계와 시공사 선정 등을 마무리 짓고 내년 하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이곳에는 공원 등 수변문화시설이 들어선다. 이들 인프라가 예정대로 구축되면 서울아레나를 비롯한 창동·상계역 인근 문화상업복합시설 등이 하나로 이어진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