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농업인 1천명 선산읍 복개천서 삭발식·차량 시위
"낙동강 보 수문개방으로 용수 부족…즉각 중단하라"
경북 구미시 14개 농업인 단체 회원 1천여명이 10일 오후 선산읍 복개천에서 낙동강 수문개방 및 철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 후 17㎞ 떨어진 구미시청까지 차량 시위를 하고 구미시에 결의문을 전달한 후 자진해산했다.

한국농업경영인, 한국농촌지도자, 전국한우협회 등 회원들은 집회에서 "지난 4일 한강 이포보부터 시작한 4대강 보 수문개방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폭염과 가뭄으로 농업용수 부족에 허덕이는 심각한 상황인데도 녹조 방지라는 이유만으로 소중한 수자원을 바다로 흘려보낸다"며 "수문을 완전히 개방하면 농업용수 부족으로 큰 피해가 날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녹조 발생은 주변 지류·지천으로부터 유입된 오염물질 때문이라는 전문가 지적에도 불구하고 오염물질 관리책 없이 수문개방만이 대안이라는 정부 결정은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연 한국농업경영인 구미시연합회장은 "4대강 사업은 정치적 잣대나 녹조 해결이라는 단편적인 시선으로 볼 문제가 아니다"면서 "합리적인 수자원 활용과 수질오염 최소화를 위해 전반적인 실태조사 및 분석으로 오염 원인과 해결책을 먼저 찾아야 한다"고 했다.
"낙동강 보 수문개방으로 용수 부족…즉각 중단하라"
조성문 한국농업경영인 구미시연합회 사무국장도 "구미보 설치 이후 농업용수와 지하수가 부족한 적이 없었다"며 "구미보를 개방할 경우 시설 하우스와 노지 농사 물이 부족해 큰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관리수위(32.5m)가 2m 내려가면 양수장 취수가 어렵고 8m 내려가면 지하수마저 고갈될 수 있는데 환경부는 구미보를 7m 낮추려 한다"고 했다.

한농연 구미시연합회 정 회장과 손정곤 수석부회장은 구미보 개방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했다.

구미보 물은 선산·옥성·도계·해평·무을 5개 읍·면의 8천여 농가가 이용하고 있다.

환경부는 전국 16개 보 중 13개 보 개방에 나섰으나 낙동강 구미보·상주보·낙단보는 농업인 반발로 보류했다.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 중 100여명은 차량 70여대에 나눠 타고 구미시청까지 차량 시위를 한 뒤 이묵 구미 부시장에게 성명서를 전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시청 앞과 본관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낙동강 보 수문개방으로 용수 부족…즉각 중단하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