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불법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 7일 투신해 숨진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의 유서가 공개됐다.

이 전 사령관의 법률대리인인 임천영 변호사는 8일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 시 기무사와 기무 부대원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5년이 다 돼가는 지금 그때 일을 사찰로 단죄한다니 정말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 전 사령관은 “영장심사를 담당해준 판사님께 경의를 표하며, 이번 일로 어려운 지경에 빠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 측에도 미안하며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는 것으로 하고 모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바란다”고 호소했다.

임 변호사는 유서를 낭독한 뒤 “다른 억측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족 뜻에 따라 유서를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임 변호사는 “(이 전 사령관은) 사심 없이 일했는데 이런 식으로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을 몹시 괴로워했다”며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매우 좋아했는데 그 이후 검찰이 또 영장을 청구하거나 수사를 본인 주변 사람으로 확대할까 봐 걱정스럽다고 말해왔다”고 전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