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2013~2017년 유치원 감사 결과를 각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서울지역 일부 유치원에서는 원장은 물론 원장 배우자의 개인차량 보험료를 내는 데 유치원 운영비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25일 서울교육청이 공개한 유치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감사 결과에 따라 유치원이 처분을 받은 건수는 총 249건이다. 이 중에서 공립유치원 대상 처분은 42건, 사립유치원은 207건이다.

유치원 운영비로 원장 개인차량 보험료까지 납부
원아 280여 명이 재학 중인 서울 행당동 벧엘유치원은 2013학년도 유치원 운영비에서 원장과 원장 남편의 개인 출퇴근 차량 보험료, 자동차세, 주유비, 수리비 등 645만6770원을 집행했다. 원장 남편의 차량 보험료에만 2013년 134만2000원이 사용됐다. 교육청은 유치원에 시정·경고 처분을 내린 뒤 이 돈을 모두 회수했다. 이 유치원은 1회에 50명 이상에게 식사를 제공할 때는 반드시 ‘집단급식소 식품판매업’ 신고를 한 업체에서 식재료를 구매하도록 한 식품위생법을 어기고 2015~2017년 식자재 소매업체에서 식재료를 구매해 경고를 받기도 했다.

압구정동 아란유치원은 100명 이상의 유아에게 급식을 제공할 때 영양사 1명을 둬야 한다는 관련 법을 어겨 경고를 받고 시정조치했다. 2015년 당시 원아 수가 191명이었으나 영양사를 채용하지 않고 영양사가 전자우편으로 식단표만 작성해 보내고, 조리사가 ‘일일주방 점검표’ 등을 작성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치원회계 학부모부담수입에서 ‘교사 연수경비’ 명목으로 홈쇼핑에서 재킷 4세트를 사고 39만2000원을 집행했다가 지적을 받고 이를 보전했다. 당시 유치원 측은 “교사 격려용품으로 구입해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또 성내동 유정유치원은 2013~2015년 설립자 소유의 OO생활관에서 아이들과 체험학습(야외활동)을 하며 26회에 걸쳐 6535만6320원을 설립자에게 지급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