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 수사권 조정 등으로 법조계에서 경찰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변호사 출신 경력 채용에 지원자가 몰리고 법무법인(로펌)에선 경찰 출신을 중용하고 있다.

5일 경찰청에 따르면 변호사 20명을 경감(6급 공무원)으로 채용하는 ‘변호사 경력 경쟁채용’에 총 227명이 지원해 역대 최고의 경쟁률인 11.35 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사 경력 채용을 시작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평균 경쟁률 3.1 대 1과 비교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른 경찰 권한 확대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 관계자는 “‘법조경력 2년 이상’으로 제한했던 지원 자격을 완화한 요인이 컸다”면서도 “경쟁률이 이 정도로 가파르게 오른 건 수사권 조정 논의와 결부시키지 않을 수 없다”고 분석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 사이에서도 경찰이 인기 진로로 떠오르고 있다. 경감으로 들어가 특수수사과·지능범죄수사대 등 직접 수사부서에서 경력을 쌓을 수 있어서다.

한 로스쿨 관계자는 “공직에 관심 있거나 형사 사건에서 전문성을 쌓길 원하는 학생들 중엔 검찰보다 경찰을 선호하는 경우도 많다”며 “학기 중 ‘경찰실무’ 과목을 수강신청하는 인원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로펌에서도 앞다퉈 ‘경찰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율촌은 현 정부 들어 경찰 경력이 있는 변호사 6명을 채용했고 태평양은 올해만 2명을 새로 채용했다. 광장은 전직 경찰청장 등을 고문으로 영입했다.바른도 전직 치안정감 출신 등 고문 2명을 서둘러 기용했다.

한 대형 로펌 관계자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나오는 진술이나 증거의 비중이 날로 커지면서 초기 대응이 중요해졌다”며 “관련 경험과 인맥을 갖춘 경찰 출신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연수/이수빈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