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영향?' 취약계층 노인사망 잇따라… "촘촘한 대책 필요"
폭염이 계속됨에 따라 무더위로 인해 지병이 악화하거나, 합병증이 발생해 고령층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25일 오전 광주 북구의 한 원룸 건물 자택에서 70대 남성이 숨져있는 것으로 옆집 주인이 발견해 신고했다
발견 당시 이 남성은 옷을 벗고 있었으며, 바람이 통하게 현관문도 조금 열어둔 상태였다.

지난 24일 오후에도 북구에서 60대 여성이 자택 의자에 앉아 숨진 채 발견됐다.

집안에는 선풍기가 틀어져 있었으나, 창문 등이 모두 닫혀 있어 실내온도는 높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후 69세 남성이 냉방시설이 없는 무더운 주택 안에서 옷을 벗은 채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은 뇌졸중 병력이 있어, 경찰은 무더위에 지병이 악화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북구 한 정미소 공터에서 40대 노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이 남성은 무더위에 악화할 우려가 있는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모두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이 직접적 사인은 아니지만, 최근 연일 지속하는 무더위가 건강을 악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무더위가 노인과 취약계층에게 피해를 안길 수 있다는 우려가 기우는 아닌 셈이다.

실제로 전날 광주에서 발생한 온열 질환 환자 3명도 모두 60세 이상 고령층이었다.

전국적으로 이날 오전까지 1천487명(사망 17명)의 온열질환자자 발생했으며, 이 중 50대 이상 노령자가 약 60%를 차지한다.

광주는 올여름 무더위로 이날까지 42명의 온열 질환자 발생했지만, 공식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광주시는 홀몸노인과 취약계층의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6천여명을 대상으로 재난 도우미가 전화나 방문 점검을 하고, 7회 걸쳐 4천114명 무더위 안전 문자를 발송했다.

또 노인이나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무더위쉼터 등을 이용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무더위가 노인이나 취약계층 건강에 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커지면서 더욱 촘촘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무더위가 건강을 악화시킨 탓인지 노인층 변사사건이 잇따르고 있다"며 "홀몸노인 사망자 상당수가 요양관리사 등 사회적 돌봄 인력에 의해 발견되는 만큼, 주변에서 이들을 챙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