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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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제3회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9일 열린 재판은 증인신문으로 진행됐으며 지난해 초 안 전 지사의 대선 경선 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며 고소인 김지은 씨와 가깝게 지냈던 구모 씨가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구 씨는 이날 공판에서 안 전 지사에 대해 "우리의 희망이었다. 조직 내 왕과 같았다"고 표현하면서 김 씨와 가깝게 지냈는데 김 씨가 안 전 지사와 러시아·스위스로 출장 갔을 무렵 연락해 힘들다는 얘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는 안 전 지사가 러시아와 스위스 출장 중 김 씨를 간음했다는 혐의도 들어 있다.

이에 안 전 지사 측은 반대 신문에서 "김 씨의 개인 휴대전화 통화기록에는 러시아·스위스 출장 중 구 씨와 통화한 내용이 없다"며 정확히 어떻게 연락한 것인지 물었고, 구 씨는 "통화, 메신저, 직접 만나서 하는 대화 등 어떤 형태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재판부도 증인에게 "김 씨가 전화로든 메신저로든 '러시아 혹은 스위스에 있다'고 한 적이 있는지" 물었고 구 씨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구 씨는 지난 3월 5일 김 씨의 최초 폭로 직후 캠프 동료들과 함께 '김지은과 함께하는 사람들'이라는 명의로 캠프 내 다른 성폭력 의혹 등을 제기한 인물이다.

구 씨는 또 안 전 지사의 성폭행·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 안 전 지사의 아들과 부인이 김씨의 사생활을 수집하려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3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밤 안 전 지사의 큰아들로부터 '그 누나(김지은) 정보를 취합해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며 "큰아들에게 전화했더니 (안 전 지사 아내) 민주원 여사가 받았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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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민 여사는 '안희정이 정말 나쁜 XX다. X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이상해서 내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바꾸자고 했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날 김지은 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으며 안 전 지사는 고개를 숙이고 신문 내용을 들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