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 평판도 조사(정성평가)에서 ‘SKY’의 강세는 여전했다. 사진은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대학 졸업예정자 및 졸업생들. /한경DB
‘2018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 평판도 조사(정성평가)에서 ‘SKY’의 강세는 여전했다. 사진은 일자리 박람회를 찾은 대학 졸업예정자 및 졸업생들. /한경DB
올해 주요 대기업의 정기 임원승진 심사에서 SKY대(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의 약진은 여전했다. 삼성전자 계열 6개사, LG그룹, SK그룹의 부사장급 이상 승진자 81명 중 43명이 SKY 출신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전자의 부사장 이상 승진자 37명 중 SKY 출신은 18명으로 48.7%에 이른다. 법조계도 예외는 아니다.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출범 후 임명된 검사 70%가 SKY 학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법조, 정치, 학계 등 사회 각계각층에서 SKY 출신의 강세가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국경제신문이 조사한 ‘2018 이공계 대학 평가’의 평판도 조사(정성평가)에서 SKY 졸업생 선호가 두드러졌다. 서울대는 모든 직군과 기업의 평판도 조사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연세대 고려대 KAIST 한양대가 2~5위로 지난해와 같은 순위를 차지했다.

대기업·벤처·중소기업, 서울대 가장 선호

[스트롱코리아] 대기업·中企 모두 "서울대 최고"… 창의적 문제해결 등 6개 부문 '1위'
서울대는 공공기관, 대기업, 정보기술(IT)·바이오벤처기업, 중소기업 등 모든 기업의 평판도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조직친화력을 제외한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 전공이론 이해 수준, 발전 가능성, 기술개발 역량, 인문학적 소양, 채용 희망 등 6개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종합 점수는 서울대가 49.6점으로 1위, 연세대(44.9점)와 고려대(44.5점)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최성현 서울대 공과대학 교무부학장은 “서울대는 같은 단과대라도 학과 특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공대를 예로 들면 문과적 특성이 있는 산업공학과는 글쓰기·말하기 관련 수업을 필수적으로 일정 학점 이상 수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창의공학설계’ 강의 등 폭넓은 사고를 키울 수 있도록 설계된 수업을 제공해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을 자연스럽게 익히도록 지원한 것도 대기업과 벤처·중소기업으로부터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한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현장기술직 설문에서도 서울대는 가장 선호하는 대학으로 나타났다. 이어 연세대 고려대 한양대 KAIST 순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한양대는 조직친화력(3위),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4위), 채용희망(4위)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종합만족도 순위인 5위에서 한계단 오른 4위를 기록했다.
비(非)서울권 대학 가운데 평판도가 상위권으로 조사된 부산대에서 학생들이 실험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부산대 제공
비(非)서울권 대학 가운데 평판도가 상위권으로 조사된 부산대에서 학생들이 실험 실습에 열중하고 있다. /부산대 제공
2위는 연세대, 대기업 선호도는 고려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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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는 평판도 종합점수 44.9점으로 고려대(44.5점)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2위에 올랐다. 연세대는 조직친화력, 창의적 문제해결 방식, 전공이론 이해 수준, 인문학적 소양 등 4개 항목에서 2위를 차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기업 유형별로는 공공기관, IT·바이오벤처기업, 중소기업에서 2위를 차지했다. 연세대는 대학을 둘러싼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포스텍(포항공대)과 교육·연구·산학 분야를 아우르는 전면적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등 새로운 협력모델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나섰다. △바이오·미래도시 등 신사업 분야 연구협력 △공동 학위 추진 △블록체인 캠퍼스 가동 등이 협약의 골자다.

고려대는 대기업 평판도에서 연세대를 앞질렀다. 소통 및 조직친화력 항목은 46.6점으로 연세대(43.2점), 한양대(41.4점), 서울대(34.7점)를 제치고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고려대는 채용 희망 항목에서도 서울대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고려대 관계자는 “오랫동안 쌓아온 고려대 특유의 친화적 학풍이 조직친화력과 채용 희망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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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에 오른 KAIST는 연구역량 발전 가능성, 실용 연구 및 기술개발 역량 등에서 2위에 올라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의 저력을 보여줬다. 교수들 역시 KAIST를 서울대에 이어 2위로 꼽을 정도로 학계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KAIST는 설립 60주년인 2031년까지 ‘세계 10위권 대학 진입’을 선언하는 등 혁신 드라이브를 가속화하고 있다.

비서울권 대학은 단연 인하대·부산대

비(非)서울권 대학 가운데서는 인하대· 부산대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평판도 조사에서 각각 11위와 12위를 차지하며 비서울권 대학 중 높은 평가를 받았다. 경북대가 14위로 그 뒤를 이었다. 부산대는 IT·바이오벤처기업(10위)과 교수(10위)의 선호도가 두드러졌다. △조직친화력(11위) △전공이론 이해수준(11위) △기술개발 역량(12위)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부산대는 2016년 현대자동차 임원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로 꼽히기도 했다. 포스코 임원도 두 번째로 많이 배출했다. 부산대 관계자는 “사물인터넷(IoT)·정보통신기술(ICT), 첨단바이오융합, 스마트신소재, 원전재난안전, 해양자원 등 5대 학문 분야의 로드맵을 구성해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인하대는 산학협력을 통한 실무형 인재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인하대 산학협력단이 운영하는 ‘떴다! 아이디어 경진대회’가 대표적이다. 동문 기업의 애로사항을 재학생의 참신한 아이디어로 해결하기 위해 마련한 대회다. 인하대는 지난 5월 중소·벤처기업과 산학협력을 활성화하는 ‘지역 중소기업 R&D(연구개발) 산업인턴 지원 사업’에 2회 연속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