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나이로 치면 50세는 지천명입니다. 하늘의 뜻을 알 시기라는 의미인데 이는 곧 나 스스로를 알게 된다는 뜻이죠. 50년간 선배 의사들의 열정으로 일군 강북삼성병원이 신뢰의 50년을 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강북삼성병원 신호철 원장 "미래의학관 착공·인재 영입… '퀀텀점프' 발판 마련할 것"
올해 개원 50년을 맞은 강북삼성병원의 신호철 원장(61·사진)은 “제3의 창업을 한다는 각오로 진료, 연구, 봉사 등 모든 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1968년 11월2일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서울 종로구 평동 경교장 자리에 100병상 규모 고려병원을 세우면서 강북삼성병원의 역사가 시작됐다. 1994년 삼성의료재단에 편입된 고려병원은 1995년 강북삼성병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이후 700여 병상에 매일 외래 환자만 3000명이 넘는 대형 종합병원으로 성장했다.

서울고, 서울대 의대를 나온 신 원장은 2012년 7월 취임해 6년째 경영을 맡고 있다. 그는 “1972~1975년 고교시절 병원 근처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고려병원의 전성기를 지켜봤다”며 “당시 고려병원은 최첨단 민간병원으로 누구나 아프면 가고 싶어 하는 병원이었다”고 했다. 그는 “고려병원으로 27년을 보낸 뒤 강북삼성병원으로 재탄생한 지 23년이 지났다”며 “올해 미래의학관을 착공하고 인재를 영입하는 등 병원이 질적·양적으로 퀀텀점프하는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신 원장은 지난달 17일 ‘환자 중심의 헬스케어를 선도하는 100년 병원’이라는 비전을 발표했다. 핵심 가치도 정했다. 환자들이 믿고, 오고 싶어 하는 병원을 만드는 게 목표다. 그는 “선택과 집중으로 영역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은 지난 4월 단일 기관으로는 국내 처음으로 코호트(집단조사) 연구 대상자 30만 명을 달성했다. 30만 명의 건강 상태를 추적해 질병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세계적으로도 이 같은 규모의 연구를 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2009년 존스홉킨스대와 연구협약을 맺고 검사와 진단 시스템을 표준화했다.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하며 양질의 데이터도 수집했다.

기존 직장인 건강검진은 직장건강 컨설팅 사업으로 진화했다. 검진이 끝나면 직원들의 건강 양상, 스트레스 정도를 분석한 보고서를 사업주에게 전달한다. 건강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도 내놓는다. 이를 위해 사업장에 직접 설치한 부속의원이 29개나 된다. 호텔신라, 삼성웰스토리와 함께 건강관리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신 원장은 “사업장에 따라 둘레길을 조성하고 식단을 새로 짜고 예방접종을 하는 등의 내용이 들어 있다”며 “요즘은 컨설팅만 해달라고 의뢰하는 곳도 많다”고 했다.

신 원장은 수년째 직장인의 건강상태를 지켜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 그는 “직장인 건강관리는 무엇보다 관리자의 생각이 중요하다”며 “사무실을 편하게 꾸며주는 것보다 직원들 건강관리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