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명 모두 하청업체 소속…경찰, 교량 난간 불량 시공여부 등 조사

19일 충남 예산군 대전∼당진 고속도로 교량 난간에서 작업하다가 떨어져 숨진 근로자 4명의 임시 빈소가 마련된 예산종합병원 장례식장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유족들이 속속 도착하면서 눈물바다를 이뤘다.
"쉬는날 근무도 서러웠는데"… 고속도로 추락사 근로자 가족 오열
토요일 아침 출근한 가장이 싸늘한 주검이 됐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는 듯 장례식장 곳곳에서 유족의 울음이 끊이지 않았다.

사고 소식을 듣고 큰 충격에 대전에서 한달음에 달려온 한 고인의 아내 A(41·여)씨는 "그렇게 건강하던 사람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생긴 거냐"며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오열했다.

A씨는 장례식장 바닥에 주저앉아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그는 "남들이 다 쉬는 토요일에 일하는 것도 서러웠는데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면서 "우리 아이들은 이제 누구를 바라보며 살아야 하느냐"며 울음을 끊지 못했다.

유족들은 안전조치 미흡으로 인한 사고를 주장하기도 했다.

또 다른 고인의 가족 B(56)씨는 현장에 있던 경찰관에게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고 일을 했는지 확인해 달라"며 "도대체 어떻게 일을 하는데 이런 큰 사고가 발생했느냐"고 물었다.

숨진 근로자들의 시신은 예산종합병원 장례식장 영안실에 안치돼 있으나 대전으로 옮겨 빈소를 차릴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한국도로공사에서 하청을 준 대전의 한 건설업체 소속으로, 모두 대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고인 확인 절차와 유족에 대한 간단한 조사가 마무리되면 검찰의 지휘를 받아 장례절차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며 "고인들은 모두 대전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47분께 예산군 신양면 대전∼당진 고속도로 당진 방향 40㎞ 지점(당진 기점) 차동 1교 난간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4명이 30여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현장 감식과 함께 업체·도로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교량 난간 불량 시공 및 안전 수칙 준수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