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장, 매크로프로그램 작동 원리 묻기도…일부 방청객 "진실을 알려 달라"
첫 재판 '드루킹', 덤덤한 표정으로 재판장만 응시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댓글조작 혐의로 구속기소 돼 처음으로 법정에 나온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49)씨는 재판 내내 덤덤한 표정으로 재판장만 바라봤다.

김씨는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 연녹색 수의를 입은 채 출석했다.

공범 우모씨, 양모씨와 함께 나란히 피고인석에 앉은 김씨는 재판장을 향해 몸을 돌려 앉았다.

이따금 바닥을 향해 고개를 숙이거나, 이마를 긁적이기도 했다.

15분간의 재판 동안 그가 입을 연 것은 공소사실을 인정하는지 묻는 말에 "네 인정합니다"라고 답한 것이 전부였다.

검찰 측이 다음 재판을 한 달 뒤로 잡아달라는 요청에 그는 곁에 앉은 변호사와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날 재판장은 김씨 등이 댓글조작에 사용했다는 '매크로프로그램'(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의 작동 원리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캐묻기도 했다.

재판장이 "손으로 클릭하는 것이나 매크로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이 뭐가 다르냐"고 물었고, 검사는 "매크로프로그램도 수사 중에 있어서 다음에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실질적으로 네이버에 크게 업무상 영향을 많이 주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자세한 의견은) 나중에 의견서로 진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날 법정은 김씨를 보려는 방청객들로 발 디딜 곳 없이 가득 들어찼다.

재판이 끝나고 김씨가 퇴정하자 방청객들은 "진실을 알려주세요", "죗값을 치러라" 등을 외치다 경위들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