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영주권 포기하고 韓 공군 복무… 하버드대 출신 변호사 양정훈 중위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온 뒤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자원 입대한 공군 법무장교가 화제다.

공군은 법의날(25일)을 맞아 공군본부 법제과에서 국제법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양정훈 중위(28·사진) 사연을 24일 소개했다. 양 중위는 초등학교 6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간 뒤 2016년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2017년 뉴욕주와 매사추세츠주 변호사 자격증을 땄다. 15년 가까이 미국에서 생활하다가 지난 3월30일 한국 법무장교로 임관했다. 미국에서 영주권을 신청하면 병역을 이행하지 않아도 되지만,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입대했다. 양 중위는 “조국을 지키는 병역의 의무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양 중위는 미국으로 건너간 뒤 순탄치만은 않은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의 부모가 이민 중개업자에게 사기를 당해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없어 억울함을 푸는 데 힘겨워하는 부모 모습을 본 양 중위는 열심히 공부해 가난한 사람을 돕는 법률가가 되기로 했다. 낮에는 식당 청소와 같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야간학교에 다니며 법률가의 꿈을 키웠다.

그는 하버드대 로스쿨 재학 중에도 무료 법률 지원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빈곤층을 돕는 데 힘썼다. 양 중위 부인도 미국 유학생 출신으로 미국에 이어 한국 간호사 자격증을 따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양 중위는 “부족하나마 내가 가진 지식을 조국과 국민을 위해 나눌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사회적 조건에 의해 법적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없도록 가장 낮은 곳에서 힘들고 어려운 사람을 돕는 공익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