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환 슈마커 대표 "신발·의류·용품… '종합 큐레이터' 될 것"
“종합 라이프스타일 매장으로 신발 멀티숍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겁니다.”

세계 1위 신발 멀티숍 브랜드 JD스포츠를 국내에 들여온 안영환 JD스포츠패션코리아 대표(사진)는 “JD스포츠 매장은 신발뿐만 아니라 스포츠·캐주얼 의류까지 함께 판매하는 신개념 라이프스타일 매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일 서울 강남역 YBM어학원 1층에 330㎡ 규모로 1호점을 열었다. 매장에서 만난 안 대표는 “기계가 지하 창고에서 물건을 빠르게 올려주는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갖췄다”며 “올해 31개 매장을 열고 매출 1000억원을 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안 대표는 30년 동안 신발 사업에 몸담아온 전문가다. 1988년 선경물산(현 SK네트웍스) 신발사업부에 입사해 그 이듬해 일본에 자체 디자인 상품을 300억원어치 파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 인연으로 일본 신발전문매장 ABC마트의 첫 한국 지사장을 맡았다. 2016년엔 토종 신발 멀티숍 슈마커 지분을 인수하며 현재 슈마커 대표를 맡고 있다.

안 대표는 2016년 직접 영국 본사를 찾아가 1년 반가량 준비 끝에 지난달 슈마커와 JD스포츠가 50 대 50의 합작법인 JD스포츠패션코리아를 설립했다. 안 대표는 “나이키, 아디다스 매장 등 모노숍뿐이던 국내 시장에 멀티숍이 확산된 것이 과거 20년간의 변화였다면 향후 20년은 고급 한정판 제품, 종합 코디가 가능한 의류·신발 등을 제안하는 형태로 차별화하는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JD스포츠를 국내에 들여온 것도 이곳에서만 판매하는 한정판 신발이 많기 때문이다. 또 휠라, 커버낫, 컨버스 등 다양한 브랜드 옷도 갖췄다. 안 대표는 “무엇보다 영국 맨체스터 본점에서 운영 중인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매장 직원이 PDA 단말기를 통해 고객이 요청하는 사이즈의 재고를 확인해 기계가 제품을 창고에 올려주는 시간 동안 고객과 상담하면서 좋은 인상을 주고 다른 제품도 추천할 수 있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합작법인을 설립하면서 국내 기술로 PDA 단말기와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개발했다. 판매 직원이 PDA 단말기에서 해당 제품 배송을 누르면 매장 지하에 있는 전담 직원이 물건을 기계에 올려놓고 기계가 1층으로 빠르게 배송해 주는 시스템이다. 30초도 걸리지 않는다. 국내 특허 등록도 마쳤다.

JD스포츠는 국내 1호점 개점을 기념해 나이키 ‘에어조던 1 브레드토’ ‘에어조던 11 윈 라이크’ 등 한정판 신발을 선착순으로 판매했다. 개점 이틀 전부터 중국인 관광객 수십 명이 매장 앞에 진을 치고 밤새우는 등 신발 마니아 사이에선 벌써 입소문이 났다. 안 대표는 “빠르게 바뀌는 소비자 니즈를 한발 앞서 주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라며 “직원이 고객과 소통하며 종합 코디가 가능한 제품까지 추천하는 큐레이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