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대입제도 개편이 1년 더 미뤄지는 거 아닌가요?”

교육부가 11일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공개하자 일선 교육현장은 혼란에 휩싸였다. 교육부가 제시한 안만 5가지에 달하는 데다 “국가교육회의 논의 결과에 따라 세부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기 때문이다.

이날 교육부가 표현한 대로 시안은 ‘열린 안’이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부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최적의 안은 없다”며 “국가교육회의가 공론화를 해야 하는데 교육부의 소신을 밝히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못 박기도 했다.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중3 학생·학부모는 혼란을 호소했다. 서울 목동에 사는 중3 학부모 김모씨(49)는 “개편안을 1년 유예까지 해서 내놓은 교육부의 결과물이 이거냐”며 “고등학교 진학이 대입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8월까지 대입제도 윤곽이 안 나오면 고등학교 진학은 어떻게 준비하라는 건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학교에서 진학 상담을 해야 하는 교사들도 막막하긴 마찬가지다. 중학교 교사 이모씨(26)는 “3월 학부모 상담주간에 관련 질문이 쏟아졌는데 아직도 명확하게 답할 수 없어 답답하다”며 “오늘 교육부 발표가 어느 정도 가늠자가 될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안갯속”이라고 토로했다.

교육부가 추가로 대입제도를 개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친 것도 불안감을 키운다. 이날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교육부는 ‘중장기 대학입시제도 방향’을 함께 국가교육회의에 넘겼다. 여기에는 2022학년도부터 전면 도입될 예정인 고교 학점제 등이 언급됐다.

“2022년에 고교 학점제가 도입되면 대입제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교육부 관계자는 “추후 논의돼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