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 에너지 대표단이 지난 3일 에쓰오일 울산콤플렉스에서 발전소 운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터키 정부 에너지 대표단이 지난 3일 에쓰오일 울산콤플렉스에서 발전소 운영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울산·양산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경동도시가스(회장 송재호)가 에쓰오일 울산콤플렉스에 구축한 저온 폐열발전소가 울산형 생태산업단지 핵심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울산시는 지난 3일 울산의 산업생태단지 구축현장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울산을 찾은 터키 정부 에너지 대표단이 에쓰오일 저온폐열발전소를 둘러본 뒤 울산형 폐열발전시스템 도입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4일 발표했다.

송재호 회장
송재호 회장
대표단은 베이셀 야얀 과학산업기술부 차관을 단장으로 에너지천연자원부, 환경도시부 국장 등 10여 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의 울산 방문은 터키가 국제금융그룹과 협력해 생태산업단지 구축 정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표 모델인 울산형 생태산업단지 구축사업 가운데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미활용 폐열 회수시스템에 관심을 보이면서 성사됐다.

야얀 차관은 “산업현장에서 버려지는 폐열을 회수해 전력을 생산하고 대기오염도 줄이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며 “터키에도 이 같은 폐열발전시스템 도입이 가능하도록 본격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터키 대표단은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생태산업단지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고 터키 생태산업단지 개발 및 기술 교류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해외서 보러오는 경동도시가스 폐열발전소
김기현 울산시장은 “울산형 생태산업단지 성공모델이 수출길에 오를 수 있도록 관련 기업의 기술 역량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 지원과 기술 보급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증류탑 폐열발전소는 경동도시가스에서 800억원을 투자해 온산공단 내 에쓰오일 울산콤플렉스 3300㎡ 부지에 건립, 지난해 7월 중순부터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증류 공정에서 버려지는 저온 폐열을 활용해 스팀을 생성한 뒤 스팀발전기를 통해 전력을 생산한다. 저온 폐열을 이용한 전력 생산은 국내 처음이다. 전력 생산량은 연간 146GWh 규모로 8500여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운영은 경동도시가스 자회사인 케이디파워텍이 맡고 있다. 케이디파워텍은 폐열발전소에서 하루 417㎿h의 전력을 생산해 한국전력 전력거래소에 판매한다. 전력 판매 목표는 연간 약 177억원이다. 이 폐열발전소는 기존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발전방식이 아니라 폐열을 재활용함에 따라 연간 약 6만t의 이산화탄소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낼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감축에도 기여하고 있다.

송재호 회장은 석유화학제품 공정에 들어가는 원료용으로 SK에너지와 에쓰오일 등에 액화천연가스(LNG)를 공급해 2004년 매출 3700억원이던 회사를 10여 년 만에 2조6000억원 규모의 기업으로 키웠다. 하지만 이후 LNG 가격 하락과 경기 침체 여파로 매출은 지난해 1조원대로 줄었다.

송 회장은 “에쓰오일에서 첫 상업운전을 시작으로 연간 3조원에 이르는 국내외 저온폐열회수 에너지 시장 선점에 나서게 됐다”며 “도시가스 수요 감소로 인한 경영난을 조기 극복하고 종합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