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이후 두 차례 구치소 방문 조사를 시도했지만 발길을 돌렸다. 이 전 대통령이 수사를 거부하면서다. 이 전 대통령 구속 기간은 검찰의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여 구속 만기일이 오는 31일에서 다음달 10일로 미뤄졌다.

김윤옥 여사도 검찰 조사를 거부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9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김 여사를 참고인으로 조사할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앞서 검찰은 검찰청사, 논현동 자택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약 10시간 동안 조사하는 방향으로 김 여사 측 변호인과 협의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공식적으로는 검찰 수사가 이미 충분하다는 이유에서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현재 피의자는 검찰 수사의 공정성에 큰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진술 거부권 행사의 일환으로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며 “하루라도 빨리 공판 절차로 이행돼 혐의 사실에 대한 변론을 개진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는 노림수가 따로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변호사는 “검찰 조사에 협조하면 검찰의 공소장 작성에만 도움을 준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