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연 아주스틸 대표가 경북 구미시 본사에서 컬러강판을 이용해 시공한 공장 건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이학연 아주스틸 대표가 경북 구미시 본사에서 컬러강판을 이용해 시공한 공장 건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경묵 기자
경북 구미시 4공단로 아주스틸 본사에 신축 중인 공장 건물은 미술관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9110㎡ 규모 공장 외벽에 가로 50m, 세로 33m의 대형 컬러강판 패널 두 개가 시공돼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아주스틸이 2016년 국내 최초로 공정특허를 획득한 실크스크린과 잉크젯 하이브리드 기술로 제작한 컬러강판 때문이다.

아주스틸(대표 이학연)은 하이브리드 기술로 제작한 컬러강판인 아텍스의 생산과 수출을 본격화한다고 21일 발표했다. 오는 5월 준공식을 하는 공장은 연간 1만2000t의 컬러강판 생산과 후가공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대형 설비가 도입된다. 일본 기업으로부터 외자도 유치했다.

구미 아주스틸 컬러강판, 일본 건설업계 사로잡다
1995년 설립된 아주스틸은 20여 년간 LG전자와 삼성전자의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내외장재로 쓰이는 강판을 공급해오면서 컬러인쇄 기술력을 발전시켜왔다. 지난해 360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실크스크린 컬러강판 인쇄특허도 획득했다. 2013년부터 3차원 질감을 표현할 수 있는 잉크젯 인쇄를 융합한 공정기술 개발에 1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했다. 잉크젯 인쇄에 필요한 특수노즐 등 장비는 새로 설계해 이탈리아 업체에 주문 제작했다.

아주스틸이 개발한 아텍스는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콘크리트로 건축물 마감을 많이 하는 국내와 달리 일본에서는 건축 내외장재로 컬러강판 수요가 많다. 이 회사는 지난해 일본 대형 빌딩 세 곳에 건축 내장재를 납품하고 4대 건설사 납품업체로도 등록했다. 다음달에는 일본 요코하마에 상설전시장도 개장한다.

이학연 대표는 “일본은 강판에 헝겊을 덧대 컬러와 질감을 표현하지만 우리 제품은 강판에 바로 인쇄해 컬러와 디자인 표현이 자유로운 데다 친환경 준불연재로 화재 시 유독가스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지하철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고속도로변의 물류창고나 공장, 학교, 관공서 등에 적용하면 건축과 도시미관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대형 강판업체들이 공략하기 쉽지 않은 다품종 소량생산 품목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20여 년간 대기업 납품 과정에서 쌓은 기술력이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전자제품뿐만 아니라 엘리베이터, 방화문, 건축물 내외장 패널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첨단 컬러인쇄기술을 적용한 제품이지만 원가경쟁력도 확보해 ㎡당 3만~5만원으로 5만~100만원대인 고밀도 목재패널과 대리석 패널보다 저렴하다. 이 대표는 “건축 내외장재 매출 비중을 30%로 끌어올려 1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