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아트센터인천' 개관 불투명 왜?
2009년부터 2000여억원을 투자해 완공한 세계적 수준의 콘서트홀 아트센터인천(사진)의 올 상반기 개관이 불투명해졌다. 지난해 12월 준공심사까지 통과했지만 시행사(NSIC: 미 게일사와 포스코건설 합작)와 시공사(포스코건설) 간 갈등이 계속되면서 기부채납(공공기여)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따르면 시는 올 상반기 중 아트센터인천의 시범운영을 시작하고 10월 ‘인천시민의 날’을 기념해 공식 개관 공연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아트센터인천은 객석 1727석의 콘서트홀로 지상 7층, 연면적 3만8570㎡ 규모다.

기부채납 지연 이유에 대해 NSIC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은 아트센터인천 건설 잔여 이익금 560억원 입금, 공사비 80억원 증액 사유 해명, 아트센터인천 도면서류 제출, 1600여 건에 달하는 하자 보수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NSIC는 송도국제업무단지 11만2246㎡에 주거단지(아파트 1861가구와 상가 28개)를 개발하고, 개발이익금으로 아트센터인천 건설을 추진했다. 콘서트홀 완공 후 건물은 시에 기부채납하고, 잔여 개발이익금은 돌려주는 계약을 시와 맺었다.

포스코건설 측은 아트센터인천 사업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보증 등 사업비 정산 후 560억원을 전달할 수 있으며, 80억원의 공사비 증액과 하자 처리 문제는 이미 끝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이 560억원을 NSIC에 쉽게 전달하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다. NSIC가 적자 기업이기 때문에 이 돈이 시에 귀속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NSIC는 최근 공문을 보내 아트센터인천 가치가 3500억원가량이므로 담보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NSIC 측은 “포스코건설에 지급해야 할 또 다른 미지급금 약 4000억원의 해결을 위해 아트센터인천을 담보로 잡을 수 있다는 의미”라며 “채무변제 등 정상화 절차를 거쳐 아트센터인천의 기부채납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NSIC와 포스코건설 간 기존 채무관계까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아트센터인천의 기부채납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김진용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은 “NSIC는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담보물을 운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