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 출판부 발간 원저, 3년에 걸쳐 공동 번역해 지난달 2월 출간
하창식 부산대 교수,반데르 발스와 분자과학 역서 발간

부산대학교는 고분자과학 및 나노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인 하창식 고분자공학과 교수가 지난달 말 역서 『반데르 발스와 분자 과학』(부산대학교 출판부)을 출간했다고 7일 밝혔다.

『반데르 발스와 분자 과학』은 저명한 과학사가인 러시아의 A.야. 키프니스, B. E. 야벨로프와 영국의 화학자인 J. S. 로우린슨 교수가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를 통해 출간한 원저를, 하 교수와 일본 츠쿠바 대학교에 재학 중인 이중희 씨가 3년간에 걸쳐 공동 번역한 책이다.

하 교수는 과학자이면서도 수필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만큼, 영어는 물론이고 러시아어·네덜란드어·독일어·프랑스어가 섞여 있어 읽기가 어려웠던 원저를 깔끔하고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 문체로 번역했다.

『반데르 발스와 분자 과학』은 기체의 상태 방정식과 대응 상태의 원리라는 화학사에 길이 남을 불멸의 업적을 남겨 물리화학과 분자 과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를 창시한 공로로 191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반데르 발스 교수의 삶과 그의 연구 성과가 고스란히 담긴 <기체와 액체의 연속성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박사 학위 논문의 연구진행 과정 및 과학계에 끼친 엄청난 파급 효과 등을 과학사적으로 상세히 고찰한 역저다.

네덜란드 출신의 반데르 발스는 20대에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으로 분자 과학과 물리화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세계를 정립함으로써 네덜란드 물리학계 및 화학계가 세계 과학계를 선도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70대 나이에 노벨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과학계에 길이 남을 업적을 세운 한 위대한 과학자의 삶의 흔적을 고찰함으로써 물리화학이라는 과학적 성과는 물론 진리를 찾아가는 과학자의 진지하고 탐구적인 연구 태도, 불굴의 의지와 노력, 과학계를 이끌어가는 스승의 역할 등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다.

하창식 부산대 교수,반데르 발스와 분자과학 역서 발간
하 교수는 “우리들이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큰 놀라움을 금치 못한 채 손에서 놓지 못했던 기억을 되살리면, 이 책을 읽는 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 감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물리학과 화학,화학공학,고분자공학,재료공학 등 물리학 및 화학 관련 전공자들에게 이상 기체와 실제 기체의 존재는 물론, PV=NRT라고 하는 이상기체 상태 방정식과 반데르 발스 상태 방정식, 대응 상태의 원리는 기본 학습 영역이다. 뿐만 아니라 열역학을 배우는 학생들은 용액 이론, 모세관 이론, 상평형 같은 주제에 대해서도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체에 대해 가장 간단하면서도 이상기체 상태 방정식을 보완한 반데르 발스 상태 방정식은 ‘반데르 발스’라는 이름을 그들에게 뚜렷이 각인시켜 주게 된다.

학생들은 기초 물리학이나 일반화학은 물론, 물리화학이나 열역학 등을 공부하면서 교과서에 등장하는 많은 이론들을 암기식으로 외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름을 가진 유명한 법칙이나 원리들이 어떤 배경 하에서 등장하게 되었는지 과학사적으로 공부를 하다 보면 그 법칙들이나 원리들이 훨씬 더 이해가 수월한 경우가 적지 않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하 교수는 “이런 점에서 네덜란드의 물리학자, 반데르 발스의 삶과 그의 업적은 물론, 분자 과학과 물리화학의 태동 과정을 다룬 이 책은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부산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9월부터 현재까지 35년간 부산대 고분자공학과 교수로서 고분자 과학 및 나노과학기술 교육 활동은 물론, 부산대 베스트 리서처( Best Researcher) 상, 한국고분자학회 삼성고분자학술상, 일본고분자학회 SPSJ 인터내셔널 상을 수상할 정도로 탁월한 연구 성과들을 발표해 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