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학원가 4만여명 결핵 전수조사
보건당국이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무원시험 등을 준비하는 학원생, 학원 직원 등 4만여 명을 대상으로 결핵 전수조사를 한다. 지난해 이 지역에서 두 명의 결핵환자가 발생한 데다 젊은 수험생이 밀집해 추가 감염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이 특정 지역에서 대규모 결핵 전수조사를 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질병관리본부와 서울시, 동작구보건소는 22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노량진 학원가 학원생 등을 대상으로 결핵 검진을 한다고 21일 발표했다. 대한결핵협회 이동검진 차량을 이용해 학원 등 400여 곳 이용자 4만여 명에게 흉부 엑스레이 검사를 한다. 의심 소견이 있는 사람은 결핵 확진을 위한 가래 검사도 한다. 이를 위해 예산 3억원가량을 투입한다.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다.

학원 독서실 고시원 등이 밀집한 노량진 지역은 협소한 공간에서 장시간 공동생활을 하는 일이 많다. 이곳에 거주하는 수험생은 대부분 20~30대 젊은 층이다. 긴 수험생활로 면역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높은 데다 강의실 하나에 100명 이상 들어가 수업을 듣다 보니 결핵이 전파될 위험이 높다. 지난해 12월 공무원시험 수험생 A씨가 결핵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은 또 다른 수험생 B씨도 같은 달 결핵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검사를 받은 1300여 명 중 한 명이 감염된 것으로 감염률은 높지 않지만 예방을 위해서도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내 결핵 감염률은 0.1% 정도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