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로 석방된 이재용 (사진=방송 영상 캡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소식이 화제인 가운데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의 비판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5일 법원은 이재용의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를 4년을 선고했다.
이에 이재용은 구속된 이래 353일 만에 석방돼 국내외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재용은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많은 분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 열심히 하겠다"며 사죄의 말을 전했다.

앞서 이재용은 12월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도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대중에게 용서를 구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당시 이재용은 "질타하고 꾸짖는 분들께 송구하기 그지없다. 바닥까지 추락한 저 이재용이 기업인으로서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지 생각하면 앞이 막막하다", "저는 재산, 지분, 자리 욕심 같은 건 추호도 없었다"며 "제 꿈은 삼성을 열심히 경영해서 세계 초일류 기업의 리더로 인정받는 것이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또한 이재용은 "실타래가 꼬여도 너무 복잡하게 엉망으로 엉켜버렸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건 모든 게 다 제 불찰이란 것"이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집행유예 판결로 석방하면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에서 해당 판결이 사법적폐를 극단적으로 보여준 판결이라고 평했다.

이재용 엄중 처벌을 촉구했던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은 "삼성 앞에 굴복한 사법부를 규탄한다"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어 "특검은 즉각 상고하고, 대법원은 이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며 "이재용 처벌 없이 우리 사회에 정의를 바로 세울 수 없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법을 능욕하며 재벌불사(財閥不死) 판결을 자행한 오늘은 사법부가 재벌에 굴복한 사법치욕의 날로 기록될 것"이라며 사법부를 비판했다. 이어 "오늘 판결은 대한민국 최대 재벌의 오너이자 국정농단의 몸통 범죄자를 박근혜와 최순실의 강요와 협박에 어쩔 수 없이 승마지원을 해준 힘없는 피해자로 둔갑시킨 희대의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박미라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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