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약 반대의견도 들을 것…초등 1∼2학년 방과후영어 허용은 힘들어"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 상향조정 필요성 강조
"유치원 방과후 영어금지 문제, 국민여론에 귀기울일 것"
박춘란 교육부 차관은 최근 논란을 빚은 유치원 방과 후 영어 특별활동 금지 정책을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를 통해 검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참여 정책숙려제는 파급력이 크거나 논란이 예상되는 주요 교육정책은 대국민 소통 강화를 위해 입법예고 등과는 별도로 30일∼6개월 이상의 숙려기간을 거치는 것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다만, 초등학교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의 경우 이미 관련 법(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 중이므로 숙려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음은 박춘란 교육부 차관과의 일문일답.

-- 정책숙려제 도입 취지가 뭔가.

▲ 정책 형성하는 단계에서 봤을 때 정부가 주도적으로 필요한 정책을 먼저 시작할 수 있지만 국민 관심이 큰 분야에 대해서 의견을 받는 시스템을 열어놓고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또, 입법예고나 공청회 등 (의견수렴) 제도가 있는데 신고리 5·6호기 문제처럼 공론화하고 충분히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 정책숙려제 어떤 방식으로 추진할 건가.

▲ 기존에는 정책 추진할 때 법령에 규정된 의견수렴 절차만을 걸치거나 아니면 제한된 의견만 일부 반영하는 데 그쳤다.

숙려제는 기존의 정책 추진 프로세스를 개선해서 사안별로 정책 형성 단계부터 국민소통 계획을 수립하고, 국민 관심이 많거나 파급력이 큰 정책은 다양한 숙려 방식을 조합해서 30일∼6개월 이상 숙려하는 제도다.

의견수렴 내용과 최종 정책 결정 배경, 구체적 사유에 대해서는 상세히 정리해서 밝히겠다.

-- 어떤 사안이 숙려제 대상인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같은 온라인 플랫폼도 있나.

▲ '온-교육' 시스템 기능을 강화할 것이다.

저희가 주도적으로 끌고 나가는 게 아니라 많은 분이 의견을 제기하면 이슈를 정하고 정책을 고안하는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다.

대입제도 개편도 숙려제의 한 모형으로 볼 수 있겠다.

-- 올해 교육부가 추진할 정책 가운데 어떤 게 숙려제 대상인가.

현 정책을 숙려제 통해 폐기할 수도 있나.

▲ 지금 당장 어떤 정책을 추가로 생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다.

올해 하는 모든 정책에 대해서는 부서별로 정책숙려제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다 점검할 것이다.

-- 숙려기간 둬서 2022학년도 대입 개편안 발표를 미룰 가능성도 있나.

▲ 대입(개편안 발표)은 예정대로 한다.

기존에 하는 것 중에 대입개편 과정이 숙려제의 하나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말한 것이다.

-- 정부의 공약과 배치되는 내용이라도 현장 의견이라면 받아들일 거인가.

▲ 충분히 열려있다, 숙려제의 기본 취지가 국민 의견을 듣는다는 것이다.

유치원 방과 후 영어수업 관련해서도 충분히 숙려제로 고려할 수 있다.

-- 초등학교 1∼2학년 방과 후 영어수업 금지도 숙려제로 검토할 수 있나.

▲ 그건 이미 정책이 나가 있는(시행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하는 정규 교육과정을 어떻게 내실화하고, 선행학습 없이도 충분히 학생들이 따라갈 수 있게 하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 대입 기회균형선발 어떤 방식으로 늘릴 건가.

▲ (대입전형) 기본사항에 (기회균형선발을) 의무화하도록 할 계획이다.

법전원 같은 경우 지역인재에 대한 부분을 20% 반영한다.

취약계층에 대한 부분은 5%에서 7%로 확대할 계획이다.

-- 2022년까지 고교 무상교육 할 예정인데 어떻게 진행하나.

▲ 올해 말에 계획을 수립할 것이다.

어떻게 확대할지에 대한 기본계획 수립하고 초·중등교육법도 개정한다.

재원 문제가 발생하는데 내국세의 20.27%인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비율을 상향 조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교부금법을 개정해야 할 것이다.

-- 교부금 비율 상향조정은 부처간 교감이 있었나.

▲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일정 부분 교부율 인상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비율은 정해진 바 없지만 큰 방향성은 공유돼 있다고 본다.

-- 지방대 발전지원 방안은 몇 곳을 어떤 식으로 선정해 어떻게 지원하겠다는건가.

▲ 5개 대학 정도를 지원하려고 한다.

올해 50억원 정도를 들여 지방대-지자체-공공기관 클러스터를 지원할 계획이다.

공공기관이 인력이 필요하다면 지방대가 그런 인력을 양성하고, 양성 인력을 다시 공공기관에서 채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자체는 이런 과정에서 지방대나 공공기관을 지원해주는 것이 간단한 예다.

-- 대학생 기숙사 확충이 매년 지지부진했다.

올해는 해법이 있나.

▲ 최종적으로 5만명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다.

▲ 류정섭 교육부 교육안전정보국장) 지역 주민, 인근 임대업자들과의 갈등 때문에 추진이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시공사와 지역 주민 협의회 개최해서 주민이 원하는 내용 많이 반영하려 한다.

학생들은 승용차가 별로 없기 때문에 기숙사 주차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한다든지, 주민들과 기숙사 편의시설 공유하는 방안 등이다.

-- 사회부총리 기능이 강화되지 않으면 융합정책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 사회부총리 기능 강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정책자문위원회 구성과 사회전략회의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

자문위원들을 통해 좀 더 사회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정책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