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무원과 공공기관 신입직원 채용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민간기업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 합격해 연수를 받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신입사원. 한전 제공
올해 공무원과 공공기관 신입직원 채용 규모가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민간기업 채용 규모는 예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은 지난해 하반기 공채에 합격해 연수를 받고 있는 한국전력공사 신입사원. 한전 제공
민간 기업 ‘흐림’, 공무원 ‘화창’, 공공기관 ‘맑음’.

올해 채용시장 기상도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여파로 기업들의 채용여력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서울 소재 대학의 한 취업전문가는 “우수인재들이 공무원과 공공기관으로 몰리고 있다”며 “청년실업이 해소되려면 근본적으로 민간기업의 채용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무원 30%, 공공기관 15% 늘어

[취업에 강한 신문 한경JOB] 올 채용시장 기상도는… 민간 기업 '흐림' 공무원·공기업 '화창'
올해 국가공무원 채용 규모는 국회 예산안 통과 기준으로 작년보다 5982명 늘어난 최대 2만4375명에 달할 전망이다.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5급, 7급, 9급 공개채용 규모는 6106명이다. 직급 및 분야별 선발인원은 5급 338명, 외교관후보자 45명, 7급 770명, 9급 4953명 등이다. 지난해 6023명보다 83명 늘었다. 하지만 양성평등·지방인재 채용 목표제 등을 통해 추가 선발이 가능해 채용인원은 늘어날 수 있다.

특성화고·마이스터고와 전문대학 출신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인재 9급은 180명을 선발한다. 2012년 도입된 지역인재 9급을 통해 지난해까지 모두 842명이 공직에 진출했다. 지역인재 7급은 올해 130명을 뽑는다. 경력직도 2521명 채용한다. 지난해 745명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구체적으로는 △4급 12명 △5급 23명 △6급 83명 △7급 124명 △8급 238명 △9급 1795명이다. 특정직 공무원도 △경찰·해경 5108명 △교원 1만3254명 △소방직 4821명(잠정) 등을 선발할 예정이다.

공공기관들은 올해 2만2876명의 신입직원을 뽑는다. 지난해 1만9862명보다 15% 많다. 이중 절반 이상은 상반기에 집중될 전망이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1600명), 한국전력공사(1586명), 국민건강보험공단(1274명), 근로복지공단(1178명) 등 4곳은 1000명 이상의 대규모 채용에 나선다.

민간기업은 채용 규모 줄어들 듯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말 발표한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올 1분기까지 기업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소폭이지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지난해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 기업들의 채용계획 인원은 총 30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에 비해 1000명 줄어든 것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채용계획 인원은 27만 명, 300인 이상 대기업은 3만3000명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경우 당초 계획한 인원보다 채용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인건비 부담이 커져 고용여력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은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강세)과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 등 경기불확실 요인이 커 선뜻 채용 규모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권도 사정이 좋지 않다. 잇단 영업점 축소로 신입 채용 수요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3년 전에는 매년 상·하반기 두 차례 공채를 해왔지만 최근에는 하반기 공채 1회로 줄이는 추세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