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메디토큰' 개발한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개인의료정보 보호하려 만들었죠"
“저는 재산의 90%를 가상화폐(암호화폐)로 보유 중입니다. 가상화폐의 미래는 밝다고 확신합니다.”

국산 가상화폐 ‘메디토큰(MED)’을 발행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메디블록이 요즘 화제다. 메디토큰은 지난 주말 한 방송사에서 가상화폐에 투자해 수백억원을 모은 자산가의 보유 종목으로 소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투자자가 몰리면서 시가총액도 급등했다. 6일 1200억원이던 시총은 9일 4815억원(오전 10시30분 기준)으로 4배가량 증가했다. 메디토큰 개당 가격은 80원에서 150원으로 뛰었다.

투기 우려와 함께 정부의 모니터링 강화 계획 등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33·사진)는 가상화폐의 성장가능성을 낙관했다. 한양대 의과대학을 졸업한 이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관심이 많아 각종 데이터 연구실에서 빅데이터 전문가로도 활동했다. 공중보건의(군복무) 생활을 마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정보 스타트업을 창업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러던 중 지인의 소개로 이더리움을 알게 되면서 계획을 수정했다. 이더리움은 화폐로만 사용할 수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강제력이 있는 계약(스마트 컨트랙트)을 미리 설정할 수 있고 다양한 앱(응용프로그램)과도 연동할 수 있는 가상화폐다.

이 대표는 서울과학고 동기인 고우균 씨와 공동으로 지난해 4월 메디블록을 설립했다. 이더리움처럼 다양한 기능을 갖춘 또 다른 가상화폐 퀀텀(QTUM)을 기반으로 메디토큰을 개발했고 같은 해 11월 가상화폐공개(ICO)를 실시했다. 지난달에는 국내 거래소 코인레일에 상장했다.

메디토큰은 세계 최초로 의료정보에 특화된 가상화폐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달리 거래내역을 제외한 개인정보는 암호화돼서 공개되지 않는다. 이 대표는 “의료정보에 대한 주권을 병원이나 헬스기업이 아닌, 개인에게 돌려주고자 메디토큰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작성하는 진료기록과 스마트워치 등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헬스기기가 생성하는 건강 관련 정보를 병원이나 기업이 아니라 개인만 열람할 수 있는 블록체인에 저장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블록체인은 임의로 덮어쓰거나 위변조가 불가능해 보험사기나 의료사고가 났을 때 명확한 증거물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병원을 옮기면서 블록체인으로 손쉽게 진료기록을 전달할 수도 있다”며 “각종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개인의료정보 등을 제약회사나 바이오기업 등에 판매할 때도 메디토큰을 화폐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