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반푹 베트남 교육훈련부 차관(오른쪽)과 남궁문 한국원격대학협의회장이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in 베트남 2017’ 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응우옌반푹 베트남 교육훈련부 차관(오른쪽)과 남궁문 한국원격대학협의회장이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in 베트남 2017’ 간담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국내에 원격대학(사이버대)이 출범한 건 2001년이다. 현재 21개 대학이 운영 중이다. 전문 자격증을 따거나, 직무능력을 향상하길 원하는 직장인을 위한 학위 과정이 대부분이다. 직업훈련 교육에도 특화돼 있다. 국내에 뿌리를 내린 사이버대학의 숙원은 해외 진출이다. 특히 베트남 등 신흥 아시아 국가들로 저변을 확대하고자 했다. 하지만 온라인 교육에 관한 제도 자체가 없는 개발도상국에 진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있다.

이런 상황에서 ‘글로벌 인재포럼 in 베트남 2017’이 해법을 제시했다. 응우옌반푹 베트남 교육훈련부 차관과 한국 사이버대학 사절단이 포럼 행사장에서 만나 즉석 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응우옌반푹 차관은 “베트남에서 고등교육 수요가 많아지면서 사이버대학에 대한 관심도 높다”며 “한국에서 사이버대학을 설립했던 경험을 공유해달라”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풍쑤언냐 베트남 교육훈련부 장관, 김기웅 한국경제신문 사장 등 이번 포럼의 공동주최 기관장 간 14일 오찬이 계기가 됐다. 한국의 사이버대학들이 베트남 진출을 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없다는 게 화제에 올랐다. 곧바로 풍쑤언냐 장관이 이번 포럼에 참석한 사이버대학 총장단을 만나고 싶다고 제안하면서 즉석 회담이 성사됐다.

베트남은 온라인 교육 과정을 찾아보기 힘들다. 여전히 전통적인 오프라인 교육방식을 선호하는 이가 많다. 하지만 앞으로 온라인 교육 시장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순 없다는 데 베트남 정부도 공감해 제도 정비를 모색 중이다. 응우옌반푹 차관은 한국 사이버대학의 학위 시스템, 학비 지원 정책, 한국 사이버대학이 발전할 수 있었던 까닭 등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양국 정부가 참여한 가운데 사이버대학 진출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남궁문 한국원격대학협의회 회장이 “베트남 정부로부터 승인을 어떻게 받을 수 있냐”고 묻자, 응우옌반푹 차관은 “우선 품질이 보장돼야 한다”며 “법 개정 등을 건의해 적극적으로 진출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을 통해 양국은 베트남에서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승격하기로 합의했다. 최근 한류 열풍을 타고 한국어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기존 제1외국어(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에 한국어는 빠져 있다. 하노이국립외국어대는 베트남 교육훈련부 지시로 중고등학생용 한국어 교육과정 개발과 교과서 편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베트남 고등학생의 한국 특성화고교 교류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현진/허란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