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법 과정에서 접수된 국민들 의견의 처리 결과가 제대로 통보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해당 의무를 지키지 않아 사실상 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법제처가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제출한 ‘입법예고 의견 제출자에 대한 처리결과 통보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작년까지 5년 동안 국민들이 제출한 입법예고 의견 17만764건 중 처리결과 미통보 건수는 6만401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비율로 따지면 37.5%가 미통보 처리됐다.

정부는 법령을 개정하거나 제정할 경우 행정절차법에 따라 40일 이상 입법예고 기간을 두고 있다. 법이 국민 실생활에 직결되기 때문에 각계각층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라는 의도에서 마련된 제도다. 또 행정절차법에 따라 국민이 입법예고 내용을 보고 의견을 제출하면 해당 부처는 처리 결과를 의무적으로 제출자에게 알려야 한다.

미통보 이유를 보면 법령 개정안에 의견을 반영했다며 처리 결과를 알리지 않은 경우가 5년 동안 2114건이었다. 단순 찬반 의견을 냈다는 이유로 미통보한 사례는 1만1411건에 달했다.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미통보 근거들이라는 지적이다.

부처별로 보면 지난해 기준으로 문화재청과 특허청은 한 건도 통지하지 않았다. 법무부의 통지 비율도 19.8%에 불과했다. 윤 의원은 “정부 부처의 법 위반이 일상화됐지만 소관부처인 법제처의 대응은 미흡한 실정”이라며 “국민들의 활발한 입법 참여와 알권리 보장을 위해 입법예고 의견제출자에 대한 처리결과 통보 규정이 보다 명확히 준수되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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