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레펙 스탠퍼드대 교수 "학생들은 아이디어 보고"
마이클 레펙 교수(사진)는 스탠퍼드대 공대의 10대 아젠다 중 하나인 ‘지속가능한 도시 시스템(SUS)’ 프로젝트의 ‘리더’다. 도시공학을 비롯해 수처리 관리, 친환경 인프라 디자인, 행정학 등 학문 간 칸막이를 허문 협업 연구를 하고 있다. 그는 4차 산업혁명(인더스트리 4.0)에 대해 “서로 다르게 보이는 것을 이어주는 것”이라며 “‘T자’형 인재를 양성하는 게 스탠퍼드대 교육의 목표”라고 했다.

▷SUS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구적인 급속한 도시화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자 기회다. 유엔은 앞으로 50년간 도시에서 발생할 성장이 인류가 지금껏 만든 성장에 필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도시는 오염, 공해, 불평등, 소비지상주의 등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기도 하다. 도시에서의 질 높은 삶을 어떻게 하면 지속가능하게 할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 SUS 프로젝트다.”

▷다양한 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공학과 인문·사회과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의 전문가와 협업 중이다. 인천시 등의 후원을 받아 송도에 스마트시티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조직은 앞으로 스탠퍼드대의 한국 본부로 커갈 것이다. 실리콘밸리와 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국에선 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유행이다.

“미국에선 잘 쓰지 않는 말이긴 하지만 ‘인더스트리 4.0’은 완벽한 디지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새롭게 형성된 디지털 생태계 안에서 여러 가치 사슬망이 통합되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생태계와 플랫폼을 만드는 것인데 이는 혁신을 가속화하는 동력이다.”

▷끊임없는 혁신이 중요하다는 말인 것 같다.

“혁신의 주체는 똑똑한 개인이다. 새로운 플랫폼 위에서 이들 각자가 사회와 사람들이 해결하길 원하는 실제 문제들을 놓고 효과적으로 협업할 때 전에 없던 혁신이 일어난다. 내 경험상 혁신이라는 것은 농부가 하는 일과 비슷하다. 농부가 땅을 갈아 옥토를 만들어 씨를 뿌려야 하고, 거둔 농작물을 시장에 내다팔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스탠퍼드대가 지향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T자형 인재다. 특히 공학도는 자신이 공부하는 분야의 정수를 이해해야 한다. 이런 깊이가 없으면 다른 학문과의 지적인 협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스탠퍼드대에서 새로운 혁신이 많이 나오는 비결은.

“모든 결정이 ‘보텀 업’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대학 본부는 교수가 새로운 연구를 시작하면 타 학문과 협업할 수 있도록 도와줄 뿐이다. 실리콘밸리의 팀워크 모델과 비슷하다. 스탠퍼드대는 아이디어를 사랑한다. 특히 학부생들이야말로 아이디어의 보고다. 그들은 교수들보다 훨씬 혁신적이다.”

새너제이=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