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재판엔 이재용 측 증인으로 우병우·최태원 소환
증인신문 일정 늘어 이재용 재판 결심은 내달 7일로 재연기
'청와대 삼성보고서' 쓴 전직 행정관들, 내일 이재용 재판 증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지시로 '삼성 경영권 승계' 관련 문건을 만들어 보고했다는 검사 등 전직 행정관들이 25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는 25일 열리는 이 부회장 재판에 청와대 이모 전 행정관과 최모 전 행정관을 차례로 증인으로 부른다.

두 사람은 파견 종료 이후 각각 검찰과 부처로 복귀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을 상대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캐비닛에서 발견된 문건을 실제 작성했고 이에 관여했는지, 작성 경위는 무엇인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지난 21일 이 부회장 재판에 청와대서 최근 발견된 문건 16종을 증거로 제출했다.

특검팀은 이 문건들에 대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대해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 지원방안과 관련한 문건의 사본들과 검사가 작성한 담당 행정관의 진술 사본"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이들 문건이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청와대에서 삼성그룹의 현안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걸 입증하는 자료라고 주장했다.

특검과 검찰에 따르면 민정비서관실 문건을 넘겨받아 작성자와 작성 경위 등을 조사하던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최근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했던 이모 검사로부터 일부 문건을 직접 작성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최 전 행정관도 관련 문건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이 검사에게서 "2014년 하반기 당시 민정비서관 지시에 따라 민정비서관실 행정관들이 삼성 경영권 관련 보고서를 작성해 민정비서관에게 보고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민정비서관은 우병우 전 수석이었다.

우 전 수석은 그러나 이날 자신의 재판에 출석하면서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특검 측의 증인 신청에 맞서 이 부회장 측은 우 전 수석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우 전 수석은 오는 27일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다.

다만 우 전 수석이 관련 의혹을 부인하는 데다 자신의 재판도 진행되고 있어 증인으로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같은 날엔 이 부회장 측 신청에 따라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증인으로 소환된다.

최 회장은 작년 2월 16일 이 부회장에 이어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했다.

이와 관련해 최 회장은 지난달 22일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재판에 나와 증언했다.

검찰과 특검팀에 따르면 최 회장과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 15일∼17일 19차례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과 특검은 두 사람이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서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 측은 최 회장을 상대로 당시 두 사람이 경영자로서 일상적인 대화를 주고받았다는 점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증인신문 일정이 추가되면서 전체적인 재판 일정도 조율됐다.

애초 재판부는 내달 4일 결심 공판을 할 예정이었지만 특검과 변호인의 추가 증인 신청을 받아들여 내달 7일로 다시 연기했다.

이미 두 차례 증인신문이 불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내달 2일 다시 증인으로 소환한다.
'청와대 삼성보고서' 쓴 전직 행정관들, 내일 이재용 재판 증언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