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시민의식 실종된 한강공원
연휴 마지막 휴일인 7일 오후 5시께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입구. 인근 음식점 직원 10여명이 저녁 나들이 나온 시민들에게 전단을 나눠주고 있었다. 전단을 받은 시민 일부는 쓰레기통에 전단을 버렸지만 바닥에 그냥 버리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다. 바람까지 불어 한강공원 곳곳(사진)은 전단 쓰레기로 뒤덮였다.

황금연휴 기간 한강공원이 ‘무법지대’로 변했다. 전단 쓰레기 무단 투기 등 한강공원에서 금지된 행위를 하는 시민들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 관계자는 “저녁 시간 여의도 한강공원을 담당하는 환경 미화원은 네 명뿐”이라며 “일일이 치우는 것만으론 대처가 안 돼 전단 배포자에게 책임을 무는 방안 등을 영등포구청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강공원에서 음식을 주문해 먹는 나들이객이 많아지면서 배달 오토바이에 대한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이날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 앞 차도에서는 음식점 직원 10여명이 버젓이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손님에게 음식을 건네고 있었다. 서울시가 지난해 4000여만원을 들여 공원 안에 ‘배달 존’을 따로 만들었지만 이를 이용하는 시민은 거의 없었다. 택시 운전기사 최모씨(54)는 “차도가 아니라 오토바이 주차장 같다”며 “아무렇지 않게 차도에 서서 음식을 주고받는다는 게 황당할 따름”이라고 했다.

흡연, 취사, 불꽃놀이 등 한강공원에서 금지된 행위를 거리낌없이 하는 나들이객도 눈에 띄었다. 이처럼 공원과 주변이 ‘무법지대’가 되다 보니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하기 겁난다는 주민들도 적지 않다. 인근 주민 김모씨(37)는 “지난 주말 아이를 데리고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배달 오토바이에 치일 뻔했다”며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도 ‘알았다’고만 할 뿐 달라지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