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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여부를 판단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표정은 긴장한 듯 굳어 있었다.

30일 오전 10시 9분 서울 삼성동 자택에서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출발한 박 전 대통령은 경찰의 교통 통제 속에 11분 뒤인 10시 20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청사(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박 전 대통령은 경호원들이 차량 주변의 경계 태세를 갖춘 뒤에야 밖으로 나왔다.

남색 정장 차림에 말끔히 단정한 올림 머리 차림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앞뒤 사방으로 경호원들에 둘러 싸인 채 잔뜩 긴장한 얼굴로 법원 청사에 들어섰다.

차에서 청사까지 50여 걸음을 걷는 동안에도 표정 변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1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며 엷은 미소를 지어 보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청사 안에 들어선 박 전 대통령은 100여명의 취재진이 미리 준비한 포토라인에 서지 않고 곧장 방향을 틀어 4번 출입구 앞에 설치된 보안 검색대를 통과했다.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기다리던 취재진에겐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검색대를 통과한 박 전 대통령은 경호원에게 "어디…"라고 물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이 법원 청사에 도착해 남긴 유일한 말이었다.

박 전 대통령의 오른편에는 엘리베이터가, 왼편엔 계단이 놓여 있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를 물은 것이다.

경호원이 손짓으로 왼편을 가리키자 박 전 대통령은 그에 따라 심문 법정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올랐다.

10여 개의 계단을 오른 끝에서 심문 법정으로 이어지는 긴 복도를 마주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