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20차 집회에서 탄핵을 자축하며 광장을 떠난 촛불집회가 5개월간의 발자취를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하고 있다.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촛불과 광장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 다큐멘터리 ‘광장’을 제작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김정근 이창민 홍영숙 씨 등 10명의 감독이 참여했다. 다큐멘터리는 오는 24일 인디다큐페스티벌에서 공개된다.

‘탄핵 인용의 순간’을 기록으로 보관하는 아카이브 작업도 하고 있다. 퇴진행동은 시민들에게 탄핵 선고가 내려진 지난 10일 오전 11시께 각자의 집, 직장 등에서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메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현재까지 80여개의 영상·사진이 모였다”고 말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다. 촛불집회에서 사용한 양초, 피켓 등 관련 자료 400여점을 모아 박물관 수장고에 보관 중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시민이 촬영한 사진과 영상을 공모하기도 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올해 6~7월께 지금까지 모은 자료로 박물관 로비에서 촛불집회를 주제로 전시회를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촛불집회를 소재로 한 동화도 나왔다. 지난주 출간된 동화책 《 빨간 호수 》는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집회를 숲속 동물나라로 빗댔다. 동물의 왕이 된 사자가 친한 여우를 위해 다람쥐들을 살던 집에서 쫓아내고 직권남용을 일삼자 부당함을 느낀 동물들이 모여 촛불집회를 연다는 내용이다. 저자인 박종진 작가는 “일곱 살짜리 딸과 광화문광장에 나갔다가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을 보고 책을 구상했다”며 “추운 겨울밤에 왜 수많은 사람이 촛불을 들고 광장에 모였는지 아이들에게 설명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