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측 "최순실, 과거 손님이었다"…새누리당 총선 예비후보 나서기도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미용실 업체 대표가 서울시의회 후원 복지상을 제정하는 데 관여하고, 스스로 서울시장상까지 탔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서울시의회와 미용업계 등에 따르면 최순실씨가 다닌 강남구 청담동 미용실의 법인 대표는 미용실 원장의 남편인 A씨가 맡고 있다.

A씨는 대선 직후인 2012년 12월 창간된 복지 전문지 S신문의 초대 회장도 맡았으나 올해 7월 그만뒀다.

S신문은 창간 1주년을 맞은 2013년 서울시의회의 후원을 받아 '서울사회복지대상'을 제정해 매년 1∼2차례씩 시상해오고 있다.

2013년 12월 열린 첫 시상식에서 서울시장상은 S신문 회장으로 있던 A씨 등에게 돌아갔다.

A씨는 S신문 회장에서는 물러났지만 서울사회복지대상 조직위원회에는 여전히 몸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신이 복지상 제정에 관여하고, '셀프수상'까지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시의회는 이를 두고 2013년 당시에는 후원명칭 사용승인에 대한 규정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부터는 시의회 간부들로 이뤄진 후원명칭 사용승인 심사위원회를 통과하도록 하는 제도가 도입됐다.

시의회 관계자는 "당시에는 신청서가 들어오면 공익적 목적의 행사라고 판단되면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내부 결재 후 승인 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 산하 미용실 원장은 A씨 아내인 B씨가 맡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인 올림머리를 만들었다고 언론에서 지목된 인물로, 대통령 해외 순방에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업체는 1994년 압구정동에 처음으로 미용실을 연 이래 청담동, 이촌동, 잠실동, 홍대 등 전국 주요 지점 수십 곳에 체인점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미용 업체 홈페이지에는 A씨가 S신문에 낸 복지 관련 기고문이 여전히 게재돼 있고, A씨를 업체 대표이자 '복지 전문가'로 소개하고 있다.

A씨는 올해 4월 총선에서는 인천 지역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지만,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는 박 대통령 후보 시절 중앙선대위 문화관광 본부장·문화홍보단 상임고문, 이후 새누리당 중앙당 문화관광분과 수석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미용실 관계자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최순실씨는 과거 다니던 손님이었다.

최씨도 뷰티숍은 다닐 것이 아니냐"면서도 "더는 할 이야기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ts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