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철도·지하철 노동조합이 27일 22년 만에 동반 파업을 벌인다. 26일에는 국내 최대 자동차 기업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전면 파업했다. 공공·민간 부문을 가리지 않고 산업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코레일과 성과연봉제 교섭을 벌이고 있는 전국철도노조는 26일 밤 12시까지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27일 오전 9시 총파업을 시작한다고 예고했다. 성과연봉제 도입 여부를 코레일이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데다 정부가 시행 방침을 바꿀 가능성이 거의 없어 파업은 기정사실인 셈이다.

서울 지하철 1~8호선도 동시 파업에 돌입한다.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양대 노조인 서울지하철노조와 서울메트로노조,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노조 모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했다. 부산지하철노조도 파업을 결정하고 27일 파업에 들어간다.

철도·지하철 노조가 공동 파업에 나선 것은 1994년 6월 변형근로 철폐와 호봉체계 개선 등을 요구하며 6일간 파업한 지 22년 만이다.

파업이 시작되더라도 KTX와 수도권 전동·통근열차는 필수유지인력과 대체인력을 활용해 평상시와 같이 100% 정상 운행된다. 하지만 파업이 1주일 이상 갈 경우 KTX 운행률은 평시 대비 89%, 통근열차는 72% 수준으로 떨어져 교통 불편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국내 제조업 최대 노조인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이 지난달 말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된 뒤 재교섭이 잘 풀리지 않자 이날 전면 파업을 포함해 오는 30일까지 매일 4~6시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이 회사 노조의 전면 파업은 2004년 이후 12년 만이다. 현대차 노조는 거의 매년 파업을 벌였지만 대부분 2~6시간 부분 파업이었다.

이날까지 파업 일수는 20일, 생산과 매출 차질은 각각 11만4000여대와 2조5000여억원에 달한다. 모두 역대 최대다. 무노동 무임금에 따른 조합원의 임금 손실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대차 노조의 파업이 30일까지 지속되면 13억달러의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노사는 파업 장기화를 막기 위해 파업과 별개로 이번주 집중 교섭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회사가 임금 인상을 포함한 추가 제시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 회사 측은 1차 잠정합의안 부결로 이어진 노조 내 이견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노사 교섭이 연말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백승현/강현우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