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완산경찰서 4년째 50여명 지원…전주 한빛안과 무료시술

"어린 마음에 멋으로 한 문신이 제 인생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줄 몰랐습니다.

"
2일 전북 전주 한빛안과에서 문신제거 시술을 받은 A(17) 군은 '클린타투' 프로그램을 신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A 군은 2년 전 운동선수들이 한 문신이 멋져 보여서 라틴어로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문구를 목에 새겼다.

A 군의 의도와 달리 이 문신이 아직 문신에 개방적이지 않은 한국 사회에서 불량학생이라는 '낙인'이 됐다.

문신을 지워보려고도 했지만, 여러 차례 레이저 시술을 받아야 하는 문신제거 과정은 비용이 만만치 않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A 군은 지인을 통해 전주완산경찰서에서 청소년들의 문신을 지워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요청했고, 문신제거 시술을 받을 수 있었다.

사춘기 반항심에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며 비행을 일삼던 B(18)양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B양은 친구들과 함께 눈에 잘 띄는 팔에 문신을 했다.

학교까지 그만둘 정도로 반항기가 심했던 B양은 다시 마음을 다잡았지만, 사회는 냉정하기만 했다.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보려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편의점이나 식당을 찾아가면 항상 팔에 있는 문신이 앞을 막아섰다.

상점 주인들은 '손님이 거북해 한다', '불량해 보인다'는 이유로 B양을 받아주지 않았다.

지난해 경찰의 도움으로 문신제거 시술을 받은 B양은 드디어 일자리를 구할 수 있었다.

B양은 지난겨울 경찰서를 찾아 월급으로 산 '양말'을 선물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A 군은 "문신을 지우고 싶어도 여러 차례 시술을 받아야 하고 비용도 많이 들어 손대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런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전주완산경찰서는 2013년부터 4년째 클린타투 프로그램을 운영해 50여명의 청소년에게 도움을 줬다.

클린타투 담당자 박율구 순경은 "큰 고민 없이 문신을 새긴 청소년들이 다시 사회나 학교로 돌아오려 할 때 가장 큰 걸림돌이 문신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며 "문신제거 시술은 비용이 비싼 데다가 크기가 크면 장기간 치료를 받아야 해서 문신을 할 때는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10∼20㎝ 크기의 문신을 제거하려면 보통 3∼5회 시술을 받아야 하고, 비용도 50만∼100만원이 든다.

또 등이나 어깨에 넓게 문신을 한 경우는 지우는 것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장하연 전주완산경찰서장은 "클린타투 프로그램은 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이 새 출발을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클린타투 프로그램의 신청을 원하는 사람은 전주완산경철서 담당자(☎063-280-0115)로 문의하면 된다.

(전주연합뉴스) 김진방 기자 chin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