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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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컨설팅 비용이 160만원이라니…. 취업할 때 돈이 필요하다는 게 슬퍼요.”

“10만원을 내고 자소서(자기소개서) 첨삭을 받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어요. 오히려 대학교 자소서, 면접 특강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최근 취업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온 구직자들의 글이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사설 취업 컨설팅 비용이 치솟고 있지만 효과에 불만을 제기하는 구직자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값비싼 취업 사교육보다 대학 취업센터나 정부의 각종 취업 프로그램을 활용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1년 취업 컨설팅 330만원까지

지난해 하반기 기업은행이 200명을 모집하는 데 2만4000여명이 몰렸다. 경쟁률만 120 대 1. 다른 대기업 공채 경쟁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구직자들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사설 컨설팅업체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 ‘취업 컨설팅’이란 검색어를 넣자 파워링크에 10개가 검색됐다. 들어보지 못한 취업사이트도 많았다. 온라인으로 검색한 취업사이트에 전화를 걸어 비용을 문의해 봤다. 취업컨설팅업체 ‘W’사는 3개월 시간제 신입과정에 165만원, 1년제는 275만원을 제시했다. K업체는 취업할 때까지 취업 컨설팅을 해주는 대가로 198만원을 제시했고, K컨설팅사는 자소서, 인·적성, 면접 등 필수합격 코스 1년 과정에 330만원을 요구했다. 면접스피치 컨설팅 학원도 1 대 1 면접 개인지도 5회 수강료로 60만원을 요구했다.

비싼 가격에도 구직자들의 만족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류전형에서 잇달아 떨어진 경험이 있다는 구직자 김모씨는 “자소서 첨삭 5회에 10만원인데,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만 해서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300만원이 넘는 취업 컨설팅을 받았다는 박모씨는 “취업 100% 보장이라는 말에 혹해 가입했는데 취업하고 싶은 직무보다 취업이 쉬운 직무 위주로 추천해줘서 황당했다”며 “괜히 시간과 돈만 낭비했다”고 말했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취업 사교육비’ 조사에 따르면 취업 사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대학생은 18.2%였다. 3년 전인 2013년 조사 때의 57.3%에 비하면 39.1%포인트나 낮아졌다. 하지만 1인당 평균 취업 사교육비는 3년 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년 전에는 연평균 207만원이던 취업 사교육비가 올해는 223만원으로 늘어나 평균 16만원 증가했다.

◆무료 취업 컨설팅 풍성

돈을 받지 않으면서도 수준 높은 취업 컨설팅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많다. 재학생이라면 대학 취업센터를 이용하면 좋다. 서울대는 오는 16일부터 LG, SK, 포스코 등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를 초청해 사흘간 취업캠프를 연다. 자기소개서 작성, 모의 인·적성검사, 토론·PT·영어면접 등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연세대는 23일부터 입사서류 1 대 1 컨설팅을 열 계획이다. 재학생뿐 아니라 졸업생도 지원이 가능하다.

대학 취업센터 취업 컨설팅의 장점은 매해 가장 인기 있는 취업 강사진을 초청한다는 것이다. 대학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구직자에게 필요한 특강을 열고 문자와 메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고용노동부의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도 눈여겨볼 만하다. 만 15세 이상~34세 미만 청년이라면 고용부의 워크넷(www.work.go.kr)에서 자신에게 맞는 직업정보와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다. 취업 희망 청년을 교육해 취업과 연계시키는 ‘청년취업 아카데미’도 있다. 서울·경기를 비롯한 전국에 교육생을 모집, 선발, 교육하는 기관들이 있다. ‘청년취업 성공 패키지’를 이용하면 프로그램 참여수당에 직업훈련비까지 받을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 인턴을 경험해 보고자 한다면 ‘청년인턴제’를 활용할 수 있다. 이공계 취업준비생이라면 ‘알앤디잡’에 접속하면 이공계생만을 위한 특화 채용정보를 얻을 수 있다. IT기술교육센터를 통해서도 연계된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

청년희망재단은 서류전형 없이 모든 지원자에게 면접 기회를 제공하는 ‘온리원기업 채용박람회’를 열고 있다. 지금까지 일양약품, 에몬스가구 등 72개 중견·중소기업이 참여했으며 모두 561명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장을 구했다.

취업사이트 인크루트는 취업교육 온라인 전용사이트 ‘취업학교’를 통해 무료로 취업지원 서비스를 하고 있다. 10대 그룹, 금융권, 항공사 공채특강을 열고 진로설정, 기업분석, 직무적성검사 등을 서비스한다. 이 밖에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주요 기업의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을 통해 직무교육과 인턴 근무 경험을 해볼 수도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