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웰니스재활전문병원, 재활환자 3년까지 입원 치료…사회복귀율 78%
대학병원을 찾은 재활치료 환자는 2~3개월마다 병원을 떠나는 ‘재활난민’이 됐다. 이 기간이 지나면 건강보험 진료비가 깎여 병원에서 받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집에서 재정적으로 버틸 수 있는 환자만 대학병원을 찾았다. 다른 환자는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했다. 윤상진 유성웰니스재활전문병원장(사진)은 “재활환자들이 옮겨 다니지 않고 한곳에서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세워야겠다”고 다짐했다.

친한 선배와 함께 은행 빚을 내 2007년 대전시 유성구 봉명동 9층 건물에 153병상 규모 재활병원을 열었다. 재활치료는 급성기 치료를 받은 환자의 회복을 돕는 후속치료가 많다. 뇌출혈 등으로 대학병원을 찾아 처치받은 환자를 해당 병원에서 보내줘야 추가 치료를 할 수 있다. 수시로 인근 대학병원을 다니며 교수들을 만났다. 한번 환자를 보낸 교수들이 병원을 믿고 환자를 계속 보냈다. 재활병원이라는 단어도 모르던 환자들이 외래접수를 하고 병원을 찾았다.

환자는 몰렸지만 재정 상태는 넉넉하지 못했다. 치료에 투입되는 인력이나 시간에 비해 건강보험에서 정한 진료비가 턱없이 낮았기 때문이다. 주변에선 “수술과를 꾸려 수익을 올리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권했다. 하지만 윤 병원장은 “수술을 시작하면 재활환자 치료에 소홀해질 수 있다”며 버텼다.

환자가 늘면 건물을 키우고 병상을 늘렸다. 치료실도 계속 늘렸다. 5명이던 의료진은 10명이 됐다. 병상은 224개가 됐다. 윤 병원장은 유성웰니스재활전문병원을 “재활치료를 받고 사회에 복귀한 환자가 인생 상담을 받으러 다시 찾는 병원”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중국 등 세계로 뻗어가는 재활전문병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성웰니스재활전문병원은 대전에 하나뿐인 재활전문병원이다. 대전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이 병원을 찾는다. 재활환자가 오면 10여명의 의료진과 치료진이 팀을 이뤄 환자를 치료한다. 윤 병원장은 “뇌 조직이 괴사하면 주변 조직은 죽은 것과 비슷하게 신경세포가 유지된다”며 “초기 15일에서 한 달 정도에 모든 치료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해야 효과가 높다”고 했다.

병원 공간의 40% 정도는 치료실이다. 근무 직원만 200명이 넘는다.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 때문이다. 환자가 퇴원하면 사회복지사 등이 집을 찾는다. 화장실이 넘어지기 쉬운 구조는 아닌지, 회복에 장애가 되는 것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해 조언한다.

침대에 누워서 입원했다가 스스로 걸으며 퇴원해 사회에 복귀하는 환자가 늘었다. 지난해 퇴원 환자가 다른 병원을 가지 않고 집으로 돌아간 복귀율이 78%였다. 윤 병원장은 “초기에 재활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오랜 기간 요양병원에 입원해 의료비 부담이 늘었을 것”이라며 “재활병원이 존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재활치료에는 긴 시간이 필요하다. 1~2개월에서 3년까지 환자들이 입원한다. 이들을 심리적으로 지지해야 하는 직원이 편해야 환자도 편할 수 있다. 다른 지역에서 온 직원을 위해 기숙사를 운영한다. 탁구대, 당구대를 설치하고 코치를 불러 레슨도 해준다. 교육비도 지원한다. 직원 중 유난히 석박사가 많다. 퇴원한 환자도 수시로 병원을 찾는다.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 결혼상담을 하거나 취직했다며 선물을 가지고 오는 일도 많다.

윤 병원장은 “적절한 재활치료는 환자 삶의 질을 높이고 의료 비용까지 낮춘다”며 “관심이 더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피부과에서 화장품을 개발해 산업의 한 축을 이룬 것처럼 재활장비를 개발해 의료기기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전문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우수병원입니다. 복지부로부터 난도 높은 질환에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인증받은 전국의 병원 111개가 전문병원으로 등록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