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공사 구간 선로변경 코스에서 127㎞로 과속…기관사 과실 조사
밤샘 복구 작업, 내일 첫차부터 정상 운행할 듯


전남 여수에서 27명이 탑승한 무궁화호 열차가 탈선해 기관사 1명이 숨지고 승객 8명이 부상했다.

22일 오전 3시 41분께 전남 여수시 율촌면 월산리 율촌역 인근에서 운행 중이던 무궁화호 1517호가 선로를 벗어났다.

이 사고로 기관사 양모(53)씨가 숨졌다.

정모(55)씨 등 승객 7명과 부기관사도 부상을 입어 성가롤로병원 등 인근 병원 3곳으로 이송됐다.

이 가운데 승객 6명은 치료를 마치고 귀가했다.

열차에는 승객 22명, 기관사 2명, 승무원 3명 등 총 27명이 탑승했다.

사고 열차는 전날 오후 10시 45분께 서울 용산역을 출발, 여수엑스포역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하행선(용산∼엑스포역)으로 운행하는 이 열차는 보수 공사(순천역∼율촌역)가 진행 중인 구간은 상행선으로 운행했다.

하행선으로 운행하다 순천역에서 상행선으로 바뀌고, 다시 율촌역에서 하행선으로 바뀌는 것이다.

사고를 조사 중인 광주지방철도경찰대는 관제 지시 위반으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부기관사 정씨와 관제사 등을 상대로 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사고 열차가 율촌역으로 진입하면서 상행선에서 하행선으로 선로가 바뀌는 지점의 곡선 코스에서 시속 50㎞ 이하로 속도를 줄여야 했는데도 시속 127㎞로 운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곡선 코스를 지나가면서 탈선으로 이어졌다
블랙박스와 무전기록을 토대로 사고 원인과 과실 여부를 가려낼 방침이다.

열차는 탈선 후 선로 신호 기둥을 들이받았다.

열차는 객차 7량 등 총 9량짜리로, 기관차가 전복되고 2량이 전도되는 등 총 5량이 탈선했으며 승객들은 4량에 탑승하고 있었다.

이날 사고로 전라선 순천역과 여수엑스포역 구간의 상·하행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코레일은 김영래 사장직무대행의 지휘 아래 복구인력 200여명, 기중기 3대, 제크키트 4대, 굴삭기 1대 등 중장비를 투입,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복구가 완료될 때까지 이 구간에 전세버스를 대체 투입, 승객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하행열차는 순천역까지만 운행 중이며 상행열차는 무궁화호 4대의 운행이 중단됐고 15개 열차(KTX 7대 포함)는 순천역, 전주역, 남원역으로 출발역을 변경했다.

복구 작업으로 인해 오전 6시부터 10시 35분 사이 여수나 순천을 출발해 익산을 종점으로 운행하는 여수∼익산 구간 무궁화호 상행선 열차 4편(1532호, 1442호, 1504호, 1506호)의 운행은 중단하고 다른 열차편을 안내하고 있다.

여수엑스포역에서 출발 예정이었던 오전 5시 출발 KTX 702호와 오전 8시 30분 출발 새마을호 1122호는 전주역, 오전 6시 출발 KTX 704호는 남원역 출발로 변경했으며 오후 운행 예정인 무궁화호 3편(12시 15분 1508호, 1시 15분 1510호, 3시 25분 1514호)은 순천역으로 출발역을 변경했다.

코레일은 복구에 최장 20시간이 소요돼 이르면 이날 오후 10시께 운행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열차를 단선으로 운행하고 밤샘 복구 작업을 통해 내일 첫 열차(KTX 702열차, 여수엑스포역 오전 5시 출발)부터는 정상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코레일은 "선로유지보수 작업 관계로 열차가 상행선과 하행선을 교차 운행하던 중 선로전환기 부근에서 궤도 이탈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등 조사를 통해 사고 원인을 밝혀낼 방침이다"고 밝혔다.

(여수연합뉴스) 김재선 장아름 정회성 기자 cbebo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