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지카 바이러스 위험 지역에서 거주하는 인구가 22억 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를 포함한 각국 공동 연구팀은 세계 각 지역이 지카 바이러스 전파에 얼마나 적합한 환경 조건을 갖췄는지를 측정해 이를 19일(현지시간) 학술지 이라이프(eLife)에 발표했다.

연구팀이 만든 지카 환경 적합도 지도에 따르면 중남미와 아프리카, 아시아 남부 지역을 포함해 전 세계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상당 부분이 지카 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21억7천만 명이 지카 바이러스 위험에 노출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카 바이러스 환경 적합도가 0 수준으로 안전한 지역으로 분류됐다.

연구에 참여한 올리버 브래디 옥스퍼드대 박사는 영국 BBC에 "이번 지도는 지카 바이러스 자료만을 토대로 한 첫 지도"라며 "그 전까지의 지카 바이러스 지도는 뎅기열이나 치쿤구니야 등 다른 질병에 준해서 만든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브래디 박사는 "지카 바이러스 전파를 위한 조건은 모기만이 아니다"라며 "지카 바이러스가 모기 안에서 자기 복제할 수 있을 정도로 기후가 따듯해야 하며 바이러스를 전파할 인구도 충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지도에 지카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높은 것으로 측정된 지역 중 중국 남부를 포함한 아시아 남부 지역과 아프리카는 중남미와 달리 아직까지 실제 발생 보고 건수가 많지 않다.

이는 이미 이 지역의 인구 다수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이 형성됐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지카 바이러스가 뎅기열이나 말라리아 등 다른 질병으로 잘못 진단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BBC는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mih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