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개 종합병원 혈류감염, 폐렴, 요로감염 등 많아

규모를 갖춘 전국의 대형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도 수천 건의 병원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목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병원 내에서 각종 세균에 감염되는 것을 병원감염이라 한다.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중환자실 내 의료감염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일이다.

22일 '전국 병원감염 감시체계'(KONIS) 최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전국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중환자실에서 모두 2천524건의 병원 내 감염이 발생했다.

혈류감염이 1천90건으로 가장 많았고 폐렴 735건, 요로감염 699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의료기구 관련 감염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혈류감염은 항암제와 항생제, 혈액성분과 같은 정맥주사가 필요한 환자의 중심정맥에 삽입하는 카테터(관) 관련 감염 비율이 85%를 차지했고 폐렴은 산소를 공급하는 장치인 인공호흡기 관련 감염이 60%에 달했다.

특히 요로감염은 요도카테터 관련 감염이 96%를 넘었다.

혈류감염의 가장 흔한 원인 미생물은 황색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이었다.

인공호흡기 폐렴의 원인균은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Acinetobacter baumannii)이고 요로감염 원인균은 칸디다질염(Candida albicans)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병원감염 조사는 2014년 7월∼2015년 6월에 전국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 96곳(중환자실 169개)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체 참여병원 가운데 대학병원 비율이 70%에 육박했으며, 900병상 이상의 초대형병원 20곳, 700∼899병상 병원 33곳, 300∼699병상 병원 43곳이 포함됐다.

지역별 참가비율은 충청·전라·경상 41.7%, 서울 30.2%, 인천·경기·강원 28.1%였다.

병원 규모가 크다고 병원감염 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었다.

700∼899개 병상을 가진 대형 의료기관의 병원감염이 전체 감염의 43%를 차지해 300∼699병상 병원보다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지 48시간 후에 발생한 감염환자를 병원감염으로 한정했으며, 가장 주요한 병원감염인 요로감염, 혈류감염, 폐렴만을 조사대상으로 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와 대한병원감염관리학회는 전국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중환자실 감염에 대한 병원감염을 조사하는 '전국병원감염 감시체계'(KONIS)를 구축해서 2004년부터 매년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병원감염 감시체계'의 주요 목적은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중환자실에서 의료관련 감염으로 인한 사망과 의료비용 증가를 줄이는 데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감시 결과를 병원감염 대책을 마련하는 근거자료, 정부의 재원을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지 결정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중환자실이 무균실이 아니어서 감염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병원감염 감시체계에 참가하는 의료기관은 그나마 감염관리 의지가 있는 병원"이라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보완조치 등을 하면서 의료용품은 물론 의사, 간병인 등의 개인위생이나 병실 환경 관리가 강화돼 감염자 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감시체계에 참가한 병원 측 관계자는 "중환자실 감염관리는 환자의 사망과 이어질 만큼 아주 위험해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병원감염 예방을 위해서는 인적, 물적 자원이 필요한데 현재 그 비용을 각 병원에서 부담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

정부 차원의 보상 정책 등 구체적인 지원방안이 마련된다면 중환자실 병원감염이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you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