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안양 학교서 3년째 '정원 외 관리'하고도 교육청에 보고 누락"
도교육청 무단 결석·미취학 초등생 전수조사 '구멍'

충북도교육청이 청주 '4살배기 딸 암매장 사건'과 관련, 장기결석(미취학) 학생 관리에 허점을 드러냈다.

장기결석 초등학생이 한 명도 없다는 지난 1월 발표는 결과적으로 거짓말이 됐다.

2011년 12월 중순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집 욕조에 갇혀 숨진 뒤 부모에 의해 암매장된 것으로 수사 결과 밝혀진 안모(당시 만4세)양은 그동안 A초등학교에서 정원 외로 관리되던 학생이다.

5년 전 학대로 숨진 아이가 이 학교에 학적을 둔 것은 2014년 어머니 한모(36·지난 18일 자살)씨가 딸 앞으로 취학통지서가 나오자 버젓이 학교에 가서 입학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래서 반 배정과 함께 입학 처리가 됐다.

학교측은 입학 처리된 안양이 계속 등교하지 않자 부모에게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출석을 독촉했다.

장기결석 학생에 대한 매뉴얼대로 내용증명도 발송했다.

60일이 지나도 등교하지 않자 유예 처분했고, 이후 상당 기간이 흘러 정원 외 관리로 넘어갔다.

숨진 안양은 엄밀히 말하면 미취학이 아니라 장기결석 상태였다.

어쨌든 이때까지 학교의 대응은 매뉴얼대로 이뤄졌다.

문제는 안양이 도교육청의 관리망에서 빠져 있었다는 데 있다.

도교육청은 사회 문제가 된 아동학대 범죄 예방·대처를 위해 지난해 12월 7일 이상 무단결석하거나 3개월 이상 장기 결석해 정원 외로 관리되는 학생을 전수조사했다.

도교육청은 안양이 정원 외로 관리되고 있는데도 조사 결과 도내에서 소재 파악이 되지 않거나 연락이 끊긴 장기 무단 결석 학생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만약 이때 안양의 장기 결석 사실이 포착됐더라면 암매장 사건은 조금 더 일찍 세상에 알려졌을 것이다.

죄책감에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씨를 검거했을 수도 있다.

도교육청은 장기결석 초등학생에 이어 각종 사유로 유예 및 정원 외 관리되는 중학생 120여명과 미취학 초등학생 11명의 명단을 학교별로 넘겨받아 주민센터와 함께 지난달부터 이들의 소재와 안전상태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안양은 이 명단에도 들어있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장기결석·미취학 명단에 안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가 안양을 정원 외로 관리하고도 담당자가 바뀌어서인지 교육청에 보고할 때 빠뜨린 것 같다"고 군색한 변명을 했다.

안양이 입학 처리된 학교가 뒤늦게 동주민센터에 안양의 미취학(장기결석) 사실을 알렸지만, 학교나 도교육청 모두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jc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