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硏 보고서…"2010년 이후 자기관리 성향 두드러져"

우리나라 국민이 식사, 위생, 외모관리 등 개인 활동에 쓰는 시간은 늘고 있지만 타인을 직접 만나는 대면교제와 여가, 근로시간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LG경제연구원의 박정현 연구위원과 임지아 선임연구원은 3일 '2000년 이후 한국의 하루 24시간'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한국인의 생활양식 변화를 살펴보려고 통계청이 5년마다 실시하는 '생활시간 조사 결과'의 1999년과 2014년 자료를 비교했다.

15년 동안 수면, 식사, 개인위생, 외모관리, 건강관리 등 개인유지활동은 증가했다.

2014년에 평일 개인유지활동 시간은 10시간58분으로 1999년(10시간11분)보다 47분 늘었다.

반면 평일에 일, 가사, 학습, 가족 돌보기, 이동 등 의무활동 시간은 8시간57분에서 8시간35분으로 22분 감소했다.

평일에 교제 및 여가활동에 쓰는 시간도 4시간51분에서 4시간26분으로 25분 줄었다.

생활방식 변화를 구체적으로 보면 일요일에 잠자는 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다.

20대 이상 성인의 일요일 수면시간은 1999년 8시간20분에서 2014년 8시간43분으로 23분 늘었다.

2014년 평일 수면시간이 7시간43분으로 15년 동안 5분 늘어난 것에 비해 일요일의 증가 폭이 크다.

식사, 간식 시간도 증가 추세다.

2014년 성인의 식사 및 간식 시간은 평일 1시간56분, 일요일 2시간4분으로 1999년 대비 평일 22분, 일요일 26분 각각 길어졌다.

또 목욕, 세면 등 개인위생 시간은 2014년 평일, 일요일 각각 1시간으로 평일은 21분, 일요일은 20분 증가했다.

쇼핑시간은 2014년 기준으로 평일 11분, 일요일 18분으로 1999년 대비 각각 2분, 7분 늘었다.

특히 남성의 쇼핑시간이 평일은 2분에서 5분으로, 일요일은 6분에서 13분으로 15년 동안 배 이상 증가했다.

미혼자는 기혼자보다 밤에 매장 쇼핑을 많이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인의 평일 스포츠 및 레포츠 시간도 2014년 28분으로 1999년(18분)보다 크게 늘었고 일요일은 25분에서 41분으로 16분 증가했다.

대면교제 시간은 크게 줄었다.

평일은 1999년 43분에서 2014년 28분으로 줄었고 일요일은 54분에서 34분으로 짧아졌다.

이와 달리 전화, 이메일 등을 통한 평일 비대면 교제시간은 9분에서 16분으로 증가했다.

종이신문, 잡지 등 전통미디어를 통한 여가는 감소하고 인터넷 검색, 음악감상 등 IT(정보통신)제품을 이용한 여가는 늘어나고 있다.

또 2014년 평일 근로시간은 6시간52분으로 33분 줄었고 월소득이 100만∼200만원인 저소득자의 근로시간 감소가 상대적으로 컸다.

여성의 가사 부담은 약간 줄었지만, 여전히 크다.

2014년 여성의 가사 시간은 평일이 2시간41분, 일요일 3시간1분으로 각각 26분, 13분 줄었다.

그러나 2014년 남성의 가사 시간 평일 30분, 일요일 54분과 비교하면 훨씬 길다.

박 연구위원과 임 연구원은 "2010년대 들어 교제 및 여가 활동을 줄이고 개인유지 활동을 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며 "IT기술의 발달로 쇼핑, 통신, 교제를 위한 시간이 단축된 요인이 있겠지만 개인의 자기관리 성향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