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먼저 상생혁신 TF 제안

글로벌 경제위기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고 경쟁력이 추락하는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해서라면 노사가 한 몸이라는 내용을 담은 '상생동체(相生同體)' 선언이 기업 현장에서 나왔다.

코오롱인더스트리㈜(대표이사 박동문, 이하 코오롱인더) 노동조합과 회사 양측은 28일 경북 구미공장에서 박동문 사장과 김연상 노조위원장 공동으로 상생동체 선언을 발표했다.

노사 상생동체 선언은 노조와 사측 모두 기업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관계 정립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졌다.

선언문은 이날 노조 대의원대회 직후 김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전격적으로 발표됐다.

특히 사측이 아닌 노조 측에서 경영위기 극복과 노사 상생동체 문화 실현을 위한 '상생혁신TF' 구성을 먼저 제안하고 실천을 주도하기로 한 점이 주목된다.

코오롱인더 노조는 TF를 통해 원가혁신, 역량혁신, 안전혁신, 즐거운 직장 혁신을 실천하기로 했다.

사측은 노조 제안을 수용해 2월 중 TF를 구성할 계획이다.

코오롱인더 측은 "상생동체 선언은 뉴노멀 시대에 기업 경영이 갈수록 위태로워지면서 노조와 회사의 과도한 대립과 갈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회사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위기 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김연상 노조위원장은 "코오롱인더의 노조 활동은 2007년 항구적 무분규를 선언한 이래 노사화합에 초점을 맞춰 왔다"며 "이제는 한층 더 발전된 노사관계의 모습을 제시하며 대한민국 일등 노사문화를 실현해 보이겠다"고 말했다.

박동문 사장은 "고용환경 개선과 지역 사회에 이바지하는 모범 회사의 면모를 보여드리겠다"며 "상생기금을 확대해 지역사회에 실질적으로 공헌하겠다"고 약속했다.

코오롱인더는 노사 갈등이 절정에 달했던 2007년 대기업 중 처음으로 노조가 항구적 무분규 선언을 했고 2014년 통상임금 개선 합의, 2015년 정년연장 및 임금피크제 도입 등으로 고용정책에 부응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승진 기회가 제대로 보장돼 있지 않던 생산 현장의 기능직 사원 승진체계를 '사원-담임-기능주임-기능대리-기능장-기능명장'의 6단계로 구분하는 승진 인사제도를 도입해 근로의욕을 고취시켰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