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의 최종 인수가로 주당 3만7564원인 6503억을 제시했다. 22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산업 지분 50%+1주에 대한 인수가를 이같이 결정해 채권단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금호측이 최초 제시한 가격보다 500억여 원이 많은 금액이다. 또 지난 4월 본입찰시 단독입찰한 호반건설의 입찰가격인 주당 3만907원(6007억원)보다 22%가량 높은 가격이다.

금호아시아나측은 인수가를 2013년 11월 채권단과 맺은 약정서 3조 2항에 따른 산정했다고 밝혔다. 채권단측의 실사가격, 최근 3개월간 금호산업 주가, 항공사를 보유하고 있는 동종기업 지주사인 한진칼의 3개월 평균 주가를 기초로 기준가 주당 2만5906원에 경영권 프리미엄 45%를 더한 가격이다.

금호관계자는 “M&A 시장에서의 경영권 프리미엄은 시가 대비 20%~30% 수준이지만 이번 제시금액은 약정서에 따른 주당 가치 2만5906원에 45%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 얹은 것”이라며 “여러 가지 면을 고려했을 때 딜을 성사시키기 위한 인수 의지와 진정성을 담은 매우 전향적인 제안”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금액은 채권단내 미래에셋이 제시한 매각 희망가인 1조213억원의 67%수준으로 22개 채권단 중 일부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라는 반응을 보임에 따라 향후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채권단은 이날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금호측의 인수제안가를 놓고 1시간여의 긴급회의를 가졌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는 25일까지 의견 재취합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연고지인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이번 금호산업 인수가 제시로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많다.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금호산업 매각이 장기화될 경우 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가 불거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며 “채권단의 합리적인 결정으로 금호산업의 인수가 잘 마무리된다면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동안 광주경영자총협회 등 지역경제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채권단이 시장의 공정가치를 지켜달라”고 주문하는 가하면 이낙연 전남지사는 “채권단이 지역경제의 회생을 바라는 지역민들의 염원을 이해하고 현명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