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메르스 환자 기저질환은 '면역력 약해지는 림프종'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는 43일째 신규 환자가 발생하지 않아 사실상 종료됐지만 공식 종식 선언은 상당 기간 늦어질 전망이다.

17일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현재 메르스 바이러스에 양성을 나타내는 환자가 1명이라고 밝혔다.

이 환자가 완치되고 메르스 바이러스 최대 잠복기의 2배(28일)가 지나면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국내의 메르스 사태가 공식 종식된다.

만약 유일한 메르스 환자가 이날로 음성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공식 종식일은 다음 달 14일이 되지만 이 환자의 기저질환 특성상 메르스 바이러스를 체내에서 몰아내는 데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서울 시내 모 병원에서 국내 마지막 메르스 환자로서 치료를 받는 80번(35) 환자는 메르스와 함께 기저질환으로 '악성 림프종'을 앓고 있다.

림프종이란 체내 면역력을 담당하는 림프계에 악성 종양이 생겨 면역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일종의 암인 림프종을 치료하려면 항암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항암제는 안 그래도 약해진 림프종 환자의 면역력을 더 덜어뜨리는 부작용이 있다.

서울대병원 종양내과 허대석 교수는 "보통 사람과 달리 림프종 환자는 면역력이 약해져 바이러스를 퇴치하기 어렵고 이 바이러스 때문에 림프종 치료가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림프종 환자가 메르스에 감염된 경우 치료에 보통 사람 이상의 시일이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이 환자의 완치 시기를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며 "다만 모두가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메르스로 입원해 현재까지 치료를 받는 환자는 10명으로 이중 9명은 24시간 간격의 2차례 메르스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PCR)에서 음성이 확인됐지만 후유증으로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junm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