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전남은 아직 '여파'

지난 1일 전국 대부분 해수욕장이 개장한 뒤 첫 주말을 맞은 4일 해변 백사장은 피서객으로 북적였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진정세에 접어들면서 유명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피서객 수는 증가세가 뚜렷했다.

전국 최대 피서지인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에는 이날 8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지난주보다 관광객이 15%가량 늘었다.

백사장에는 모처럼 많은 가족단위 나들이객과 연인들이 찾아 산책을 즐겼고, 시원한 바닷물에 발을 담그며 더위를 잊었다.

오전에는 구름이 끼면서 낮았던 수온이 오후 들어 점차 오르자 바다에는 형형색색의 튜브를 끼고 파도를 향해 뛰어든 사람들로 가득 차기도 했다.

이날 해안도로가 '차 없는 거리'로 지정되며 각종 문화공연이 열린 광안리 해수욕장에는 3만5천 명이 몰렸고, 송정 3만 명, 송도 1만 명, 다대포 2천 명, 임랑 1천 명 등 부산지역 7개 해수욕장에 모두 17만 명이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 유명 해수욕장들도 메르스 여파에서 벗어나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시 대천해수욕장에는 지난주보다 35% 정도 증가한 3만5천 명이 찾았다.

화창한 날씨를 보였던 경기 화성 제부도에는 평소보다 두 배 많은 인파가 몰려 갯벌에서 조개를 줍고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전북 구시포 해수욕장과 군산 선유도 해수욕장에도 500여 명의 피서객이 찾아 텐트를 치고 야영을 즐겼고, 경남 남해 상주 은모래 비치에도 평소보다 2∼3배 많은 1천500명이 찾는 등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관광객의 발길에 상인들의 얼굴에도 모처럼 웃음꽃이 폈다.

대천해수욕장에서 횟집을 운영하는 김모(56·여)씨는 "메르스가 주춤하고 날씨도 좋아 피서객이 몰리고 있다"며 "그동안 피해가 만만치 않았던 만큼 올해 여름 성수기가 예년에 비해 1개월 이상 길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하지만 아직 일부 해수욕장은 메르스 여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했다.

제주지역 해수욕장은 이날 흐린 날씨까지 겹치면서 매우 한산한 모습이었다.

해수욕장별로 10여명에서 150여명의 피서객만 눈에 띄는 등 이날 정오까지 도내 11개 지정 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은 1천 명이 되지 않았다.

함덕해수욕장에서 계절음식점을 운영하는 강창효(41)씨는 "메르스 여파에다가 오늘은 기온까지 뚝 떨어져서 손님이 거의 없다시피하다"고 전했다.

전남 지역도 당초 지난달 26일 문을 열 예정이었던 함평 돌머리 해수욕장이 개장일을 늦춰 오는 17일 문을 열고, 장흥 수문해수욕장도 이달 10일로 개장일을 미루면서 한산한 모습이다.

(유형재, 형민우, 최수호, 황봉규, 이은파, 홍인철, 박지호, 최혜민, 차근호)

(전국종합=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