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반발 속에 경남 밀양지역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는 한국전력공사는 송전탑 반대가 극심했던 산외면 보라마을 전 가구와 보상안에 합의했다고 18일 밝혔다.

한전은 지난달 7일 보라마을의 전체 보상 대상 39가구 가운데 30가구(76.9%)와 합의한 데 이어 이달 초·중순에 나머지 9가구(23.1%)와도 합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진정성 있는 대화로 주민에게 지속적으로 다가가서 전체 가구와 합의를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보라마을 논 한가운데로 송전탑이 지나가기 때문에 가장 어려운 공사 구간의 하나로 꼽혔으나 지난 3월 10일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전은 전했다.

보라마을은 2012년 1월 송전탑 공사에 반발하는 주민 1명이 분신해 숨지는 등 반대 투쟁이 심했던 지역이다.

한전은 지난해 9월 30일 주민과 보상 협의를 시작하고서 밀양 송전탑 경과지 전체 30개 마을 가운데 83.3%인 25개 마을과 합의 완료했다고 밝혔다.

아직 합의하지 않은 곳은 밀양시 상동면 고답·고정·모정·여수 마을과 부북면 평밭마을이다.

이와 관련,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송전탑 반대 투쟁 과정에서 보라마을은 마을 규모가 작은데다 다른 반대 마을들과 멀리 떨어져 고립된 가운데 한전의 줄기찬 개별보상 압박에 힘들었던 것 같다"며 "그동안 이장이 교체되는 등 주민들이 심리적으로 상당히 위축된 것으로 보여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편 한전은 밀양시 4개면 52개 송전탑 건설 현장 가운데 15기(28.8%)를 완료했으며, 현재 27곳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밀양연합뉴스) 김영만 기자 ym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