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청소년의 비뚤어진 ‘인정 욕구’가 범죄와 연계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10대 고등학생 시절 조직범죄에 휘말려 교도소 생활을 한 이모씨(30)는 “교도소를 갔다 오니 아이들 사이에서 내 등급이 한 단계 올라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친구들에게 인정받는다는 기분에 우쭐해져 더 일탈행위에 빠져들었다”고 고백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은 또래 집단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며 “더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면 집단 내부에서 인정받게 되다 보니 범죄의 유혹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폭력을 더 능숙하고 과감하게 사용할수록 또래 집단 내에서 본인의 지위가 오르는 문화가 있다”며 “청소년 폭력이 더 과감해지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인정 욕구는 사이버 음란화의 주체로 10대 청소년이 부상하고 있는 것과도 맥이 닿아 있다. ‘더 폭력적이고 더 야하게’가 일탈 청소년들의 모토가 되고 있는 셈이다.

지난달 26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트위터에 자신의 성기 사진 등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성인 3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초·중·고교생 10명을 계도 조치했다.

이들 10대는 자신의 나체를 찍은 사진을 올리고 자신을 팔로잉한 트위터와 음란한 대화를 나눴다. 트위터 검색창에 여성과 남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단어를 쓰면 수많은 음란계정이 노출된다. 자신을 ‘17세 일산 사는 고딩. 상황극 좋음’이라고 소개한 A양은 교복을 입은 채 얼굴이 노출된 사진을 올리고 ‘교복 찢어줄 분’이라는 음란한 트윗을 올리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포르노 배우와 같은 포즈를 취한 채 신체의 일부를 그대로 노출한 사진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는 “10대들은 수치스럽다거나 공개된다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명확한 인식을 갖지 못한 채 우선 관심을 끌어보기 위해 경쟁적으로 음란 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지훈/홍선표 기자 lizi@hankyung.com